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폐쇄(가동 중단)를 선언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폐쇄 조치 이후의 2단계에 해당되는 핵 시설 불능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백종천 안보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안보 라인과 외교부 핵심 당국자들은 핵 시설 폐쇄 발표가 이뤄진 직후인 15일 대부분이 출근해 앞으로 대책을 숙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일단 핵 시설 폐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외교부에 일임한 채 대변인 명의의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안보실의 한 고위당국자는 “(북핵 문제 해결이) 이제 시작된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앞으로 당사국간 협의 과정에서 북한 측의 돌출 상황이 없도록 안정적이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완전한 불능화 단계까지 이르기 위해 신중한 자세를 이어갈 것임을 내비쳤다.
외교부는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우리는 북핵 문제 해결노력의 고무적 진전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면서 “핵 시설 폐쇄 조치와 IAEA 감시ㆍ검증단의 복귀는 북한의 비핵화 공약을 행동으로 옮기는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우리 정부는 북한의 조치가 2ㆍ13합의의 다음 단계 이행을 가속화하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다른 당국자는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 회담 수석대표회담에서 불능화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강구될 것”이라고 밝혀 2단계에 해당되는 핵 시설 불능화를 위한 당사국간의 긴밀한 협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