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약] '생물정보학 바탕' 바이오 벤처-㈜IDR

생물체의 유전정보 등을 컴퓨터로 분석·처리,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 메이저 제약사와 국내 최고의 생물정보학자들과 제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올해 초에 설립된 ㈜IDR(INFORMATION & DATA REVOLUTION·대표 한철규·韓哲奎)은 국내 유일의 생물정보학을 바탕으로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화제의 바이오 벤처기업. 이 바이오 벤처는 실험실에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차례 합성을 거쳐 신약을 개발 하는 방식과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이 회사에는 제약업체 하면 먼저 떠오르는 실험실이 없다. 대신 생물체의 유전적 정보를 통합 정리한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분석·처리하는 데 필요한 슈퍼컴퓨터 등 완벽에 가까운 정보화 시스템이 실험실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IDR의 학문적 토대는 아직 생소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생물정보학은 지난 9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기된 이후 현재 미국에서는 스탠포드 미국의 3~4개 대학에 정식 학과가 설립돼 있다. 또 이스라엘에는 와이즈만연구소에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을 정도. 국내에서는 빠르면 올 2학기부터 일부대학에서 교육과정을 개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韓사장은 『생물정보학이란 생명공학과 정보학이 하나로 합쳐진 새로운 학문』이라고 말하고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진전에 따라 대량생산되고 있는 유전정보의 분석 및 활용을 위해서는 컴퓨터를 이용해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DNA에 담겨져 있는 방대한 양의 유전정보가 다양한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 단백질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더욱 복잡한 정보를 생산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IDR은 지금까지 염기서열 또는 단백질서열과 관련된 1,000여건의 국내 등록 특허를 특허청의 발주를 받아 데이터베이스화 했으며 올해안에 3,000여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IDR 연구소장 김승목(金承穆·40·사진)박사는 『단순히 3,000여건이 아니라 하위 자료까지 포함하면 최대 1만 5,000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 된다』고 설명하고 『인간 게놈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정보를 원자재 삼아 유전자 질병치료를 위한 의약품 등 생명공학 신제품을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DR은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고객업체들의 「입맛」에 맞는 신물질 정보를 찾아주는 일도 주요한 업무다. 물론 직접 신물질을 탐색, 국내외에 라이센스 아웃도 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신물질 탐색과정은 먼저 특정질환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신물질을 찾아 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받아 문제의 유전자와 비슷한 3차원 구조를 갖는 합성체를 컴퓨터로 수천~ 수만개를 만든다. 이후 이미 합성된 물질과 대조, 이와 가장 적합한 유도체를 찾아내 이를 다시 컴퓨터로 복제한다. 다음에 유효성이 많은 몇 개만을 신약후보 물질로 확정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고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 생물정보학을 이용한 신물질탐색 방식은 의약품 뿐만 아니라 농약·효소·신기능 생물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것으로 전망돼 산업전반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IDR은 최근 종근당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으며 현재 몇몇 대기업과 다른 생명공학 벤처기업 6~7곳과 제휴관계 체결을 위해 협상중이다. IDR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연구인력의 우수성. 이곳에는 현재 분자 설계 및 신약개발 전문가인 韓사장과 생명공학 연구소 출신인 金소장을 비롯한 과기부 인간 게놈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연구진의 70~80%가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외부 협력연구그룹을 보유, 관련 정보 DB의 확충을 추진중이다. 국내 협력 연구진으로는 김규찬(金圭燦) 국립보건원 특수질환부 종양연구과장을 비롯, 유성은(柳聖殷) 화학연구소 화학물질 연구 단장 등 4명과 비공개로 생명공학 분야 4명과 전산학 분야 1명 등 모두 6명이 있다. IDR은 미국과 호주 등지에도 한국인 학자들을 중심으로 해외협력 연구그룹 시스템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한철규 아이디알 사장 『세계최초로 생물정보와 화학정보의 접목을 통해 신약 등 획기적인 생물학적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생물정보학(바이오 인포매틱스)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든 한철규(韓哲奎·40·사진) IDR 사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중 컴퓨터를 활용, 정보를 분석·처리하는 생물정보학을 접하고 나서 부터. 韓 사장은 신약개발 등 국내 생명공학 산업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간게놈을 해석하는데는 크게 뒤졌지만 선진국의 연구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유전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생명공학 산업의 성패가 달려있다』며 『관련 정보를 통합,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이용 산업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신약개발 방식은 경험에 의존, 개발속도가 더뎠다』 며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면 단기간내에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데이터 통합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韓 사장은 데이터베이스의 다양한 활용성을 특히 강조했다. 『질병치료 뿐만 아니라 새로운 농약이나 효소를 개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자소재 분야까지 확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축적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韓 사장은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생물정보와 화학정보는 의약품개발 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두고 서로 다른 연구영역을 구축해 왔다』고 말하고 『유전자와 화학물질의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유전자 기능을 제어하기 위한 화학물질의 분석 및 개발프로그램의 개발 등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윈윈전략 차원에서 보유중인 정보를 유관 벤처기업이나 연구기관과도 제휴관계를 형성 적극 제공할 계획』이라며 『사업의 유망성이 알려지면서 여러곳에서 돈을 대겠다는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업철학에 대해 묻자 韓 사장은 『애초 일을 시작할 때 「욕심내지 말자」는 다짐을 지켜가겠다』고 말한 뒤 토요일 오후임에도 『또다른 미팅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5/22 19:4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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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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