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한다면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교육의 창의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향후 EBS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요." 곽덕훈 EBS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EBS의 장기적인 방향을 창의성 강화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곽 사장은 "정부의 대학 입시 방침이 입학사정관제도로 바뀜에 따라 EBS도 정부의 교육 방침에 따라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창의성 강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자 한다"며 "정해진 답을 찾는 현재의 교육으로는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악에는 패턴이 있는데 이는 수학에서 답을 찾을 수 있고, 답이 없는 막다른 길에서 해법을 구하는 학습은 바로 미술"이라며 "이처럼 교육이 문화와 접목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교육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이를 위해 EDRB(Educational Digital Resource Bank)를 구축해 역사ㆍ과학ㆍ교양 등 다양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BS가 역사와 한국사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부터 EBS는 매년 20편씩 총 5년간 100편의 애니메이션으로 한국사를 제작해 오는 2011년 초부터 방송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문제점도 과감하게 지적했다. 먼저 지난해 전체 매출 1,654억원 중 교재 출판에서 899억원(36.8%)의 매출을 올리는 예산 현황을 분석하고 "EBS가 방송국인지 출판국인지 모르겠다"며 "글로벌 교육의 화두인 창의성 강화에 맞춰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우수한 콘텐츠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EBS의 다큐멘터리는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지난 2005년 47편(약 1억8,000만원)에 불과했던 수출실적이 2009년에는 751편(약 13억원)으로 늘 정도로 콘텐츠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우수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시청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1인당 70원의 시청료를 받고 있는데 970원으로 인상이 된다면 콘텐츠 개발의 품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EBS에 대한 해외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벤치마킹을 위해 찾는 국가 관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EBS의 콘텐츠 품질을 강화한다면 수출길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강사 영입에 대한 문제점도 놓치지 않았다. 유명 학원강사의 강의를 EBS에서 한다는 비난에 대해 그는 "사교육을 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질 좋은 강의를 지원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내년부터는 60% 이상을 교사들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EBS가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그는 "학생들의 90%가 인터넷 혹은 모바일로 EBS의 콘텐츠를 활용할 정도로 디지털환경에서 살고 있는데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방송을 제작해 내보낸다면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말했다. EBS는 5월 고화질 콘텐츠 다운로드속도를 대폭 단축해 40분이나 걸렸던 50분짜리 강의 다운로드 시간을 40초 내외로 단축했다. 시스템 개선 후 스트리밍 이용자가 50% 증가했고 다운로드 건수도 2009년 9월 대비 1,329% 늘어났다. 그는 "늘어나기만 하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안이 EBS 강의 개선"이라며 "지난 1년간 공교육 보완과 사교육 절감을 위해 EBS가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사교육비가 분명 줄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올 수능이 끝나고 전문가를 통해 사교육비가 얼마나 절감됐는지 정확하게 분석해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