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당수 진공청소기 "흡입 먼지 다시 내뿜어"

소비자연맹 조사… 유명사 제품 다수 포함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 진공청소기 제품들이 흡입한 미세먼지를 다시 배출, 먼지 제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에는 진공청소기의 먼지 재배출 차단에 대한 성능 기준이 없어 국제수준에 맞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2월20일부터 올 1월31일까지 국산 제품 6종과외제 2종 등 총 8개 모델(헤파필터 장착 5개 모델, 미장착 3개 모델)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먼지를 다시 배출하지 않는 모델은 일렉트로룩스(판매가 33만6천원)와 국내 중소기업인 코넥트 인더스트리 제품(〃170만원) 2개 뿐이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유명 대기업 3곳, 중소기업 1곳, 외산 기업 2곳이 시판하는 8개 모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0.3㎛(1㎛=1천분의 1㎜) 크기의 미세먼지가 9만5천개 가량 들어 있는 실험공간을 설정, 청소전과 청소후의 미세먼지수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미세먼지를 흡입한 후 전혀 배출하지 않은 2개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제품은먼지를 빨아들인 뒤 많게는 8만개에서 적게는 1만개의 미세먼지를 다시 내뿜었다. 먼지를 다시 내뿜은 6개 제품의 경우 먼지 제거율이 89.5%에서 최하 16.2%에 그친 셈이다. 헤파필터가 장착된 모델이 장착되지 않은 경우보다 먼지 재배출 정도가 낮았으나 일부 모델은 헤파필터가 장착됐으면서도 제거율이 33%에 불과했다. 입자가 큰 먼지와 달리 0.3㎛ 크기의 미세먼지는 호흡 후 기관지까지 들어가 천식 등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알레르기나 비염, 천식 환자, 노약자 등에게 매우 해로울 수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측은 "흡입한 먼지를 다시 내뿜는 진공청소기들은 헤파필터 구조가 촘촘하지 못하거나 바퀴틈새, 코드구멍, 배기구멍 위, 호스연결 부위 등에서 미세먼지가 새는 등 구조적 결함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구입시 소비자들의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진공청소기의 성능테스트 기준이 흡입력과 소음 정도에만 치우쳐 미세먼지 배출량에 대해서는 공인된 검사.규격 규정 및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와 함께 시중 제품 중 상당수는 사용설명서상 먼지 흡입 성능이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청소기 먼지 배출 검사규정 마련을 당국에 요구하는 한편 제조업체들에 대해 제품 성능 보완 및 사용설명서상 과장내용 시정을 요청키로 했다. 이에 대해 제품 문제가 지적된 업체들은 "미세먼지 배출에 대한 검사 기준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면서 "청소할때는 통상 창문을 열기 때문에 일부 재배출 먼지도 대부분 환기되기는 하나 제품 성능을 보완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는 미세 먼지 배출과 관련, 공기청정기 수준에준하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 것 같다"면서 "공인된 객관적 기준 마련이 선행되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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