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김재영의 남성학] 사랑의 냄새

부부의 체취는 굿섹스의 방향제

‘내일 저녁 파리에 도착할 테니 목욕하지 말고 기다리시오.’ 나폴레옹이 아내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에 들어있는 글귀인데 사람에게는 각기 독특한 체취가 있다. 이를 사랑의 냄새라고 하는데 영국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사랑의 사과라는 풍속이 있었다. 작은 사과를 겨드랑이에 넣고 활동하면서 땀과 냄새를 배게 하여 연인이 먹도록 하는 것인데, 최상의 선물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연인의 체취를 맡으며 성욕을 해소하는 취향은 유럽 성문화에 번듯하게 자리하였으니 사상가 루소도 ‘신 에로이즈’에서 ‘줄리앙의 방으로 들어가 즐비하게 널린 의상, 특히 콜셋을 보며 황홀경에 빠졌고, 거기에서 나는 냄새를 즐겼다’고 묘사하고 있다. 인간은 활동 중에 자연히 땀을 흘리게 마련이고 배설행위를 통해 잔유물과 냄새가 몸과 옷에 배게 마련이다. 특히 여성은 습한 음문의 구조와 생리 등으로 더욱 체취가 강하다. 해서 무덥고 습한 지역 여성들은 음모를 깎아내고 비너스 언덕에 강한 향유를 바르기도 했는데 취향에 따라서는 본연의 냄새를 맡으면 성적 쾌감이 증폭되는 사람도 많다. 이를 굳이 성적 질환으로 분류한다면 절편음란증(fetishism)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적 흥분을 위해 여성의 옷가지나 머리카락, 손톱, 음모와 같은 신체의 일부를 수집하고 냄새를 맡으며 성적 공상을 하는 것이다. 여성들도 체취에 대한 감상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여류 작가인 전경린은 나비라는 작품에서 ‘나는 그의 냄새를 사랑했다. … 우리의 냄새를 다른 냄새와 뒤섞지 않는 것, 나의 꿈은 그것뿐’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냄새가 섞이는 것은 외도를 한 것이고 이는 사랑의 깨어짐을 의미하는데 유고에서는 남편들이 외출했다 돌아오면 아내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보고 외도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 보스니아에서는 좋은 냄새가 나는 여인을 ‘달콤한 꽃을 가진 여자’라고 해서 최고의 정부로 꼽고 있으며 중국에는 전족천의 냄새를 맡는 전족광도 꽤 많았다. 섹스산업의 메카인 일본은 이러한 체취를 상품화했으니 젊은 여성들의 속옷이나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를 캔에 포장하여 자판기로 판매를 하고 있으며 소변까지도 비이커에 담아 고가에 팔고 있다. 신뢰를 주기 위해 제품 포장용기에 착용자나 배설자의 신원을 적어 놓았는데, 주로 용돈 벌이에 나선 여고생들이다. 사실 냄새는 후각을 자극함과 동시에 대뇌에 영향을 주어 시각적 상상력을 배가 시킨다. 그래서 동물도 발정기가 되면 암내를 풍긴다. 따라서 오관(五官)이 동원되는 종합 행위인 섹스에서 체취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해서 침대에서 흘리는 남성의 활력 있는 땀냄새와 여성의 독특한 향취는 굿 섹스의 충분조건이며, 권태기를 극복 시켜주는 방향제 역할도 톡톡히 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