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재테크의 대중화시대를 앞두고…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

해가 바뀌면서 증시가 연일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 겨우 2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13.2%나 상승했다. 바야흐로 KOSPI 1,000포인트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언론도 연일 증시활황을 보도하며 최근의 경기회복 기대감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내수경기의 불투명성과 원화절상에 의한 수출환경의 악화로 인한 비관적 전망이 증시 저변에 깔려 있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졌다. 이에 따라 돌아올 줄 모르던 증시관련 자금들도 증시로 회귀하고 있다. 누구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 빠르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시중자금이 기대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움직이는 속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의 재태크 개념은 매우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은행으로 대표되는 제1금융권은 원금보장이 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이상의 금리가 보장되는 유일한(?) 재테크 창구였다. 또 부동산ㆍ채권시장 등은 소수의 부유층만을 위한 것이었지 일반인은 대부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제2금융기관으로서의 증권사나 투신사의 역할 역시 소극적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일부계층의 투기적 재산증식 창구로서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줬을 뿐이다. 하지만 저금리체제가 정착된 지 수년이 지난 지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금흐름의 구조적인 물꼬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 대비 배당수익률이 높아지고 적금 형식의 주식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적립식 펀드 형태로 자금이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같은 투기자금 형태의 자금흐름이 아니라 재테크 차원에서의 자금흐름이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선진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개인투자자 이외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자산운용 방식도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의 ‘주식=위험자산=투자기피대상’이라는 인식에서 ‘주식=저금리체제하의 효율적 투자대상=우선적 투자고려대상’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재테크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기회다. 올해 주식이 일반인에게도 재테크의 주된 수단이 되도록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과거 주가상승 시기에 범했던 오류를 모든 구성원들이 수정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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