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사 생존권박탈 위기감 고조/계열사 통합 등 덩치키우기 나서/“독자행보” “대형사와 한판승부” 선택기로에리스업체들은 삼성의 이번 계획(본지 6일자 1면 보도)을 대기업들의 여신전문기관 진출에 대한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LG 대우 동양 등 그룹차원에서 여신전문기관을 육성해온 기업들이 금명간 구체적인 설립계획을 내놓을게 확실해지면서 리스업체들의 위기감은 극도에 이르고 있다.
은행계열의 25개 전업리스사를 비롯한 리스업체들이 현재까지 진행중인 자구책은 크게 두가지. ▲대기업들의 여신전문기관 진출과 상관없이 리스전문기관으로의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든지, ▲소비자 금융으로의 업무영역 확대를 통해 대기업과의 덩치싸움에 들어가는 방안이다.
리스업체들은 두가지 상수중 어떤 선택이 되든 계열 여신기관과의 합병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 구체적인 통합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리스사의 경우 사내에 전담기획팀을 설치, 계열 할부금융과의 통합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할부금융과의 통합을 전제로, ▲카드사업 등 소매금융에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과 ▲자본금만 늘려 리스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두가지 원칙사이에서 저울질에 들어갔다.
B리스사는 이미 기업내 기획팀을 구성, 계열 할부금융업체와 합병을 위한 최종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 등 직원 처우와 임직원의 위상문제만이 마지막 걸림돌로 남아있을뿐』이라고 지적, 합병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음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합병시기와 관련,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통과되기 이전에는 골격이 갖춰지지 않겠느냐』고 반문, 늦어도 올 가을께는 최종 합병발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리스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단순 방어책」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리스협회의 진유호 대리는 『리스업무는 누구든 할 수 있는 반면 리스회사가 소매업무를 하는 것은 인력이나 지점 등 모든면에서 거의 불가능하다』며 『더욱이 리스전업회사의 대부분이 은행계열로 오너중심의 대기업에 비해 증자가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덩치싸움은 애당초 불가능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리스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적자생존이다.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밀릴 경우 절반 이상의 업체가 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업계전체가 대규모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