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낸 박용성(69) 두산그룹 회장이 앞으로 4년간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갈 체육계 수장에 올랐다.
박 회장은 19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37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서 총 50표 중 26표를 획득해 과반수 지지를 얻으며 신임 체육회장으로 선출됐다. 박 회장은 또 규정에 따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으로 추대돼 국제무대에서도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게 됐다.
기업인이 체육회장에 오른 것은 지난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체육회를 맡아 서울올림픽을 유치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 이어 무려 25년 만이다.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경력과 조직력이 앞선 박 회장은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견제를 받기도 했지만 투표권을 가진 가맹 경기단체 대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중앙대학교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박 회장은 1986년 대한유도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처음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1995년에는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에 올라 국제무대로 밟을 넓혔고 2002년 IOC 위원으로 선출된 뒤 강원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도 앞장섰다. 2006년 기업비리에 연루돼 13개월간 IOC 위원 자격이 정지되기도 했지만 2007년 4월 복권됐다가 그해 9월 IJF 회장직을 사퇴하면서 IOC 위원도 그만뒀다.
박 회장은 “명예를 걸고 맡은 직책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1년 뒤 약속대로 체육회를 제대로 챙긴다는 것을 실증해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