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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김민후(17)군은 요새 고민이 많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모의고사 점수 때문이다. 희망 대학에 진학하기에는 턱없이 낮은 점수를 보며 고민하는 김군에게 주위 친구들은 수시 모집을 노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김군이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은 수시 전형에서 논술을 실시해 더욱 부담이 된다. 김군은 "글쓰기에는 별 재주가 없어 논술 전형에 응시하는 것이 부담된다"며 "대부분의 수시 모집이 논술전형을 포함하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수시 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고려대와 성균관대ㆍ연세대ㆍ한양대 등 28개 대학이다. 전체 선발 인원도 1만7,272명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088명이 늘었다. 대학과 선발 방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논술을 50% 이상 높게 반영한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수험생들은 희망 대학이 논술전형을 실시하는지, 실시한다면 반영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며 "원고 분량과 시험 시간 등도 대학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자세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술고사 대비의 기본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출제자의 의도는 대부분 문제의 질문인 논제에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 2013학년도 수시 모집 인문계열 문제의 경우 '제시문 (가), (나), (다)에 공통된 주제어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 (나), (다)를 비교하시오'등이었다. 이 문제는 다양한 제시문을 비교ㆍ분석한 뒤 문제에 답하도록 해 독해력과 논리적 분석력, 독창적 사고력, 표현력 등을 복합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출제 의도가 담겨 있다.
이처럼 출제 의도를 파악하려면 기출ㆍ예시 문제의 출제 경향과 모범 답안을 여러 번 정독하고 스스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작성한 답안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과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 등 기본적인 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대학에 따라 논술 출제 유형도 다양하다. 경희대와 동국대ㆍ이화여대ㆍ한국외대 등은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는데 수험생은 이를 대비해 영어 해석 능력과 논제에 맞춰 국문 제시문과 연결하는 사고 능력을 키워둬야 한다. 고려대와 중앙대(경영계열)ㆍ한양대(상경계열) 등은 인문계 모집단위에서도 수리논술 문제를 출제한다. 다만 인문계 수리논술 문제를 풀기 위해 고난이도 수리 배경 지식을 쌓을 필요는 없다. 평가자는 수험생이 사회적 현상을 수리적으로 추론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지를 평가하므로 기출ㆍ예시 문제 중심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 모집단위에서의 수리논술 문제는 '수리 단독형 문제'와 '수리+과학 통합형 문제'로 나뉜다. 서울시립대와 이화여대ㆍ한양대ㆍ홍익대 등이 출제하는 수리 단독형 문제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공식과 개념을 활용해 정확한 답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계산형 문제와 교과서에 있는 원리와 풀이과정을 응용한 문제인 경우. 수험생은 교과서에 있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들을 직접 풀어보면서 결론까지 도출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출제 빈도가 높은 미분과 적분ㆍ확률ㆍ통계ㆍ행렬 영역은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고려대와 성균관대ㆍ연세대ㆍ인하대 등이 출제하는 수리+과학 통합형 문제는 각 교과의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넘어 개념의 구성 과정과 개념 사이의 관계 등을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안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두면 좋다. 최근에는 개념과 과정에 대한 설명, 탐구 과정의 타당성에 대한 견해, 과학적 추론 방법에 대한 오류 찾기, 실험 결과에 대한 예측 등 다양한 논제가 출제되고 있으므로 논제 유형에 맞는 차별화된 글쓰기 연습을 해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대학이 발표한 기출이나 모의 논술고사의 제시 답안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그대로 재작성해보는 것도 좋다. 단 이때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