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합병 막올랐다] (제2부) 은행장 인터뷰

[은행합병 막올랐다] (제2부) 은행장 인터뷰1. 김상훈 국민은행장 김상훈(金商勳) 국민은행장이 지난 26일 자신에 넘치는 톤으로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의 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여러가지 구상을 밝혔다. 오전에 개인 인터뷰를 마친 후 한국은행 기자실에 들러 같은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침 이날 金행장은 아침에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들러 이헌재(李憲宰) 재경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온 터여서 李장관과 「합병」에 관한 모종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金행장이 정작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의 합병을 안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 은행은 파트너로 부적절하지만 그것이 합병에 대해 소극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쪽으로 요약된다. 金행장은 이날 인터뷰 첫머리에서 「최근 합병 논의에서 국민은행은 한발 뒤로 물러나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운을 떼자 『합병을 통해 한국의 확실한 리딩뱅크를 만들려면 국민은행을 빼고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은행 이름을 직접 거명하고 싶지는 않지만 국민은행은 확실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으며 여전히 은행 구조조정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은행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합병구도의 중심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피하려 하기보다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합병구도와 관련해 金행장은 『공적자금 투입 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주택·신한·한미·하나은행을 염두에 둔 듯) 중 주택은행은 합병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며 『나머지 은행들을 1차 대상으로 여러가지 구도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택은행과의 합병은 시너지효과를 내기가 어렵고 감량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게 金행장의 설명. 최근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는 외환은행과의 합병에 대해 金행장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金행장은 인터뷰 중간에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의 합병문제와 관련해 비교적 상세히 언급했다. 『국민은행은 52%의 주식을 해외 주주가 가지고 있다. 원치 않는(바람직하지 않은) 합병은 주주가 수용할 리 없으며 나도 따라가지(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도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 정부 역시 은행간 짝짓기를 강제해 굳이 위험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 최종적인 합병 결정은 당사자들이 하는 것이다.』 「장기신용은행이 합병 후 국민은행에 파묻혀 실종돼 버렸다는 얘기도 들린다」는 지적에 金행장은 정색을 하고 『시장에 잘못 알려져 있다』며 『반드시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金행장도 부임 전까지는 그런 얘기를 들어왔지만 정작 와서 보니 장은 조직이 작아 눈에 띄지 않는 것일 뿐 기업금융·투자금융 부문의 자산과 노하우는 지금도 국민은행의 중요한 저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 한편 金행장은 국민은행의 약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직이 크다보니 관료적인 면과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서슴없이 답했다. 金행장이 부임 후 2개월여간 인사개혁에 심혈을 기울인 데는 이러한 상황인식이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은행합병 막올랐다] (제2부) 2. 이인호 신한은행장 입력시간 2000/05/29 20:0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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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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