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케이블TV 시청률 조사방식 논란

케이블 "패널 배정 비율낮아 실제보다 적게 나와"<br>전문가 "채널 많고 인지도 낮은 탓…문제없다"<br>케이블업계 검증협의회 참여 여부도 의견 대립




“대박 프로그램 시청률이 겨우 1%인 것은 현행 시청률 조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케이블TV업계). “억지논리 펴지마라. 태생적으로 채널이 많은데다 시청자 인지도가 낮아 나온 당연한 결과다.”(KBS 등 지상파3사). tvN의 ‘하이에나’, OCN의 ‘썸데이’ 등 케이블TV의 대형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의욕적으로 만든 자체 제작물의 평균 시청률이 채1%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자 케이블TV업계가 현행 시청률 조사방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반면 시청률 조사 전문업체와 KBS등 지상파방송사, 전문가들은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서 시청률조사방식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케이블TV 배정가구 숫자가 너무 적다”=국내 시청률 조사 업체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와 TNS미디어코리아 등 딱 2개. 케이블 업계의 불만은 패널 숫자, 소득 분포별 배정 등에 문제가 많다는 것. 우선 패널(시청률 조사 대상가구) 중 케이블TV에 배정된 인원이 너무 적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재 AGB닐슨은 총 조사가구 2,050가구 중 1,450(70.7%) 가구, TNS는 1,730 가구 가운데 1,420(82%) 가구를 케이블에 할당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 콘텐츠사업지원국 관계자는 18일 “케이블TV 보급률 90%에 맞게 케이블 조사 가구 비율도 90%로 격상시켜야 정확한 시청률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적은 패널 중 고소득 층 비율이 너무 적다는 것. 통계청 2005년 자료 기준으로 월 수입 400만원 이상 가구 비율은 38%임에 비해 AGB는 26%, TNS는 30%에 불과하다고 불만이다. 유료 방송인 케이블의 특성상 고소득층 패널이 정확히 반영돼야 올바른 시청률 계산이 나온다는게 케이블TV쪽 주장이다. ◇“국제기준에 맞춘 것”=전문가들은 조사 방식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두 회사 모두 국제적으로 공인된 ‘피플 미터’(시청률 조사 기기)를 사용중이며 시청률의 간접평가 기준이 되는 매체별 시청량 조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특히 케이블 업계가 주장하는 상품별, 지역별 시청률 요인은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박현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마케팅분석팀 차장은 “국민들은 지상파에서 오후10시에 드라마를 하는 걸 알지만 채널숫자가 150개나 되는 케이블에서는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공유사이트 등을 통해 케이블 프로그램을 봐서 프로그램 인지도가 높을 수는 있어도 많은 채널이 시청률을 나눠 갖는 만큼 실제 시청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도 “AGB닐슨의 경우 패널별로 가중치를 적용해 케이블 패널 배정과 비율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상품별, 지역별로 패널을 따로 두면 좋지만 통계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조사 결과에 큰 차가 없다”고 말했다. ◇시청률조사검증협의회 참여가 변수=이런 잡음대책으로 케이블 업계가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에 참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코바코가 운영중인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는 지상파방송사 3명, 광고계 3명, 학계 1명, 코바코 관계자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케이블 방송이 1,4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그 위상이 크게 높아진 만큼 이해 당사자인 케이블 업계도 당연히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 심미선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와 광고계에서 검증협의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권 관계자로서 전문적인 식견은 없어도 시청률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감시하고 검증하기 위한 조치”라며 “케이블 업계쪽에서도 최소 1명쯤은 포함시킬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코바코 관계자는 “케이블 업계의 의견을 점차 반영해 나갈 생각이지만 당장 케이블 관계자를 검증협의회에 포함시킬 계획은 없고, 케이블쪽에서 상응한 비용을 분담해야 될 것“이라고 난색을 표해 당분간 접점찾기는 힘겨울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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