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에 따른 경기침체의 불확실성에 빠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영국 경제를 고성장으로 이끌어온 주택시장, 금융시장, 그리고 공공 부문 지출이 오히려 경제 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경제가 가진 첫 번째 약점은 주택시장이다. 주택가격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산되면서 영국 경제는 극단으로 몰렸다. 집을 세놓은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업자, 그리고 집을 처음 구입한 사람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시장의 붕괴는 집을 짓는 사람, 파는 사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 모두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일부 주택 구입자나 세입자는 집을 싸게 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임대주택 사업자는 손실을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금융시장이 손실을 입으면 소비에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영국 경제의 두 번째 약점은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투입하는 공공지출이다. 노동당 정부가 공공 지출을 늘린 지난 2001년 이후 영국 경제는 호황을 누리며 성장해왔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정부의 지출 덕분에 영국 경제는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이런 호황은 끝났다. 내년부터 정부의 공공지출 증가율은 둔화될 것이며 정부의 재원도 여유가 없다. 영국 경제는 수요를 일으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영국 경제의 세 번째 약점은 서비스와 금융 부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이 분야는 국가생산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그 크기에 비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영국 경제에서 가장 생산적인 부문인 금융 부문의 건전성은 글로벌 신용시장의 건전성과 직접 연결돼 있다. 이는 마치 축구 경기에서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가 팀 전체의 경기력을 좌지우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부동산 및 다른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영국의 경제 성장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영국 경제는 세계화의 흐름에 동참하면서 성장해왔다. 이는 많은 대가를 요구한다. 지금은 경제가 튼튼하고 신용경색에 따른 미국의 경기침체가 아직까지 가능성에 머무른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영국 경제 앞에 놓인 현실은 험난하다. 세계 경제 덕분에 먹고 사는 국가는 세계 경제 때문에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