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유가 복병… 증시 '불안한 상승'

기름값 강세 지속땐 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br>7兆 넘어선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도 변수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고유가와 7조원을 넘어선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이 상승장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유가강세가 지속될 경우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이라고 해도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데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이 대량으로 청산될 경우 지수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내 증시의 ‘불안한 상승세’에 대해 ‘추가 상승’과 ‘조정’으로 엇갈리고 있다. ◇고유가 지속되면 증시 직격탄될 것=6일 국내 증시는 전날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날에 비해 10.79포인트 오른 1,859.0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국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덩달아 급등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경우 탄탄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유가 상승에 어느 정도 내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다. 물론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에는 증시 직격탄이 될 공산이 크다. 황창준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고유가가 현재까지는 ‘가라앉은’ 악재지만 지속될 경우 증시 상황을 급격하게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수차익잔액 7조원 돌파=고유가와 함께 연일 쌓이고 있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도 증시의 변수로 지목된다. 프로그램 매수잔액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하며 청산압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잔액은 8일 옵션만기일에 어느 정도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급격한 청산은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을 유발하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수차익잔액은 연기금이 순매수하면서 연일 지수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급등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이 늘어가면서 청산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도 지수의 추세 상승을 전환할 수 있는 변수”라고 내다봤다. ◇지수 상승 여력 논란 가열=이처럼 국내 증시가 ‘불안한 상승장’을 이어가면서 긍정과 부정적 시각이 상충, 지수 흐름에 대한 분석도 엇갈리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추세적 상승이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6개월~1년 동안 상승 추세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밸류에이션의 움직임을 고려한 올해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는 최소한 지난해를 웃돌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2,300포인트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끈 요소들이 단기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차익실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환율변수에 대한 영향이 컸고 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며 “적절한 차익실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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