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기술 한류' SW산업에 달렸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조회 수 8억400만건으로 유튜브 역대 1위에 등극하더니 마(魔)의 숫자로 일컬어지던 10억건도 돌파했다. 싸이스러운 춤과 음악만으로 이런 전대미문의 기록을 설명할 수 있을까. 콘텐츠도 재미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있어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유튜브를 통해 이뤄지는 가치교환과 창출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국내의 대표적 모바일게임 업체인 컴투스는 플랫폼 가입자 5,000만명에 해외 판매실적 2,000만달러를 달성해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강남스타일'은 대중문화, 컴투스의 모바일게임은 소프트웨어 분야지만 모두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한류 수출'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HWㆍSWㆍ서비스 융합 대세로 부상


자타가 공인하듯 한국은 정보기술(IT) 강국이다. 스마트폰 보급률 1위(SA 발표), 전자정부 1위(유엔 평가) 등이 이를 대변한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분야로 눈을 돌리면 평가는 달라진다. 우리나라에는 7,000개에 가까운 소프트웨어 기업이 있지만 해외에 진출한 곳은 100여개에 불과하고 이 중 30여곳만 수출실적을 낼 뿐이다. 이런 초라한 실적은 어느 분야에 정책적 지원이 집중돼야 하는지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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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IT 산업의 주도권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속히 전환 중이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융합이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ㆍ건설 등의 산업이 테크놀로지에 기대지 않고 성장할 수 없는데 그 융합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규모는 반도체의 3.6배, 휴대폰의 3.9배에 달하고(가트너 2012), 제조업 대비 부가가치율은 2.2배, 고용유발계수는 1.9배에 이른다(한국은행 2011). 이런 수치는 IT 융합이 글로벌 경기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설득력을 더한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름길이다.

K팝과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에 한국기술을 의미하는 'K테크(K-TECH)'가 합류하면 위력은 얼마나 대단할까. 얼마 전 'IT 심장부'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국가 차원으로 처음 개최된 K테크 행사는 우리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북미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구글ㆍ애플ㆍ스프린트ㆍ플러그앤드플레이 등 글로벌 기업들과 만나 기술ㆍ자본ㆍ인력 등을 교류하는 물꼬를 텄다. 투자유치가 성사되고 다수의 투자협력 상담이 이뤄졌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 행사는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우리의 IT 융합기술력을 보여주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술 한류'를 향한 첫걸음치고는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700여명의 국내외 인사가 참여해 우리나라의 IT 융합 성과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구글의 브래들리 호로비츠 부사장은 "우리가 직원을 한국에 보내는 것은 가상의 타임머신을 태워 미래로 보내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는 IT 융합의 혁신에 찬사를 보냈다.

IT 경쟁력 살려 성공 모델 육성을

이제는 현지 대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성공사례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고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신생 벤처기업들의 글로벌 창업 및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초기자본이 적게 들어 창업이 쉽고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지식집약형 분야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 적합하고 특히 청년 창업과 취업이 유망해 매력적이다. 정부의 육성책이 뒷받침돼 창의성을 존중하고 실패를 자산화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K팝 못지않게 미래의 세상을 이끄는 K테크 시대가 머잖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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