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신용등급조정] 조정국면 멕시코와 닮은꼴

지난달 25일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한국의 국가신용평가등급을 상향조정한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4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주가는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탄력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지수가 550~600포인트의 박스권에서 등락하고 있다.지난 93~94년 금융위기를 경험한 멕시코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이후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국내 주식시장 움직임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 멕시코 주식시장은 신용등급 상향조정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당폭 조정과정을 거친 다음에야 주가가 크게 뛰어오른 양상을 나타냈다. 현재 우리증시의 조정국면이 멕시코의 경우와 비숫하다는 분석도 가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향조정전에는 오름세= S&P나 무디스보다 다소 명성이 떨어지는 신용평가기관인 더프 & 펠프스사가 지난 93년 5월19일 국가신용등급을 먼저 올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피치IBCA사가 S&P사보다 앞서 신용등급을 조정했던 예와 유사한 사례이다. 이때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격인 멕시코 IPC지수는 1,631포인트. 외환 및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주가 또한 큰 등락없이 보합권에서 오르내리던 시기였다. 이후 주가는 이를 재료로 슬금슬금 오르더니 S&P사가 멕시코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긍정적 관찰대상으로 상향조정한 시점까지 오름세가 계속됐다. 당시 주가는 2,123포인트. 6개월동안 5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 10월이후 연초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던 양상과 비슷한 움직임이었다. ◇발표후에는 큰 폭 단기조정= 그러나 S&P라는 명망있는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상향에도 주가는 재료노출에 따른 매물이 흘러나와 하락반전했다. 조정국면은 1월중순까지 2개월동안 이어졌다.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투자심리 위축된 점도 주가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S&P발표이후 단기저점은 해를 넘긴 94년 1월10일께로 주가가 1,920포인트선까지 밀렸다. 단숨에 200포인트이상 떨어졌다. ◇매물소화 거친후 급상승= 한차례 조정을 거치는 동안 이익실현 및 경계매물을 원만히 소화한 주식시장은 단기바닥을 확인했다는 믿음이 확산되며 급등세로 돌변했다. 불과 한달만인 2월8일에는 주가가 2,881포인트로 급상승했다. 이처럼 단기급등하자 재차 경계매물이 흘러나오며 주식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한두차례 큰 출렁거림이 발생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것은 대형 호재 노출에 따른 일종의 조정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멕시코와 우리라는 경제환경 및 증시여건에 큰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1~2개월동안의 조정을 거치며 물량을 소화하면 멕시코처럼 한차례 급등장세가 전개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임석훈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