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정부·재계 '대화경맥' 해결을

김홍길 산업부 기자

[기자의 눈] 정부·재계 '대화경맥' 해결을 김홍길 산업부 기자 김홍길 산업부 기자 재계를 대표하는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최근 출입 기자들과의 저녁 간담회에서 정부와 재계간 대화부족 현상을 심각하게 내비친 적이 있다. 강 회장은 대통령 해외순방 당시를 예로 들면서 “가까이서 보니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 박식하고 기업에 대해 애정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런데 늘 수행일정이 공식적이고 어려운 자리여서 허심탄회하게 재계의 바람과 뜻을 전할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통령이 순방국 리셉션 자리에서 재계 대표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악수도 청하고 술잔도 기울이면서 대화를 해줬으면 했는데 대통령이 식사만 끝내고 자리를 떠 진솔한 얘기를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다는 아쉬움이었다. 기업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포함한 공정거래법개정안을 두고도 정부와 재계간 ‘대화경맥’으로 인한 불신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전경련이 최근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출자총액제한에 따른 기업피해를 조사해 ‘출자총액제한으로 올해 7조원의 기업투자가 위축됐다’는 자료를 낸 적이 있다. 정부는 즉각 ‘무슨 속셈이냐’며 발끈해 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정부는 특정기업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를 막기 위한 방패로 악용되고 있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설파하고 다닐 정도라니.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출자총액제한에 따른 피해를 조사했으면 타당성 여부를 먼저 확인해보는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정부의 대응은 거의 감정적이었다”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재계는 왜 그렇게 사사건건 싸우냐는 얘기를 듣고 너무 부끄러웠다”는 일화도 전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2인자인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역시 “기업해본 사람이 얘기하면 그렇구나 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그렇지 않다”며 정부와 재계가 ‘대화경맥’ 현상에 따른 신뢰부족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그렇다고 재계가 과거처럼 정경유착을 바라지도 않고 그렇게 돼서도 안되지만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정부와 기업이 지금처럼 따로 갈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재계가 서로 등돌리고 ‘혼자 잘되나 보자’라는 식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 양측 수뇌부가 언제 어디서든지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투명한 대화 채널’을 하루빨리 복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what@sed.co.kr 입력시간 : 2004-10-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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