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TV읽기] 방송사극 모두 '원자타령' 일색

시청률 경쟁속 자극적소재 부각 우려목소리방송 3사의 사극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원자야, 원자야... 시청률 수위를 점령하고 있는 사극의 시청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표적 사극 모두가 ‘원자’를 둘러싼 경쟁을 극의 전면 구도로 내세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AC닐슨과 TNS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한 주간동안 방송된 TV프로그램 중 시청률 수위를 모두 사극이 차지했다. KBS의 ‘태조왕건’과 SBS ‘여인천하’가 박빙의 차이를 보이며 양 조사기관의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KBS2 ‘명성황후’ 도 전체 시청률 3~4위권을 기록중이다. 이에 따라 사극의 시청률 경쟁도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진 형국이어서 드라마 초기부터 지적돼 온 ‘역사 오류‘ 문제 외에 ‘자극적인 소재들이 드라마를 채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런 가운데 세 사극이 몇 주간 지리하게 전개하고 있는 ‘원자 논쟁’은 보다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끌려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시청률 경쟁의 첨병으로 ‘원자 타령’을 내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제기될 만큼 방송 빈도와 횟수면에서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이는 것. 얼마전 SBS ‘여인천하’의 방영분에선 웃지 못할 장면마저 연출됐다. 중전 윤씨에게 ‘당신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며 폐서인 가능성을 내비치던 중종이 민씨의 임신 사실을 확인한 뒤 곧 ‘내 어찌 중전의 깊은 속을 모른다 할 수 있겠소’라며 말을 바꾸는 장면이 연이어 방영된 것. KBS2 ‘명성황후’에서도 원자 선정 여부가 권력구조와 연결되는 유일한 요소로 등장, 헤게모니 쟁탈전의 주된 구조로 묘사되고 있다. 세칭 ‘궁예 이미지‘를 설파하며 남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KBS1 ‘태조왕건’도 왕권을 이어받을 정윤(正胤) 책봉을 둘러싼 문제를 극의 주요 갈등구조로 부각시킨 상태다. 후백제 역시 정실 부인 소생의 태자와 후궁 소생의 막내 태자와의 갈등 부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들 하나에 살고 죽는 부인네들의 암투가 주요 스토리라인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없는 문제다. 왕가의 대를 이어갈 2세 문제는 사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당대 역사를 이끌어 간 모든 핵심이 단지 궁중 내부의 왕세자 문제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외려 궁중 내부의 암투를 정사와 연결시키는 것 중 원자 만한 소재가 없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증폭시키고 있다는 게 요새 사극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시각이다. 사서에는 정난정에 관한 구절이 두 줄 정도 있다. 그 시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후세로선 확인 가능한 정설에 추측을 더해 드라마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만들어진 역사를 허구라기 보다는 실제로 인식한다는 점을 제작진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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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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