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북동 거부들의 단출한 집들이/재벌 「사랑방」 눈길

◎구두회·박용성·안병균씨 등 8명/「성북문화원」 열고 잇단 친목모임/사담나누며 우의 다져성북동에 거주하는 재벌회장들이 요즘 돌아가면서 집들이 행사를 벌이고 있어 화제다. 더욱이 재계의 내로라하는 거물들이 갖는 집들이가 정장을 차려입거나 격식을 갖춘 거창한 파티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T셔츠 차림의 편안한 복장에 이웃집 반상회에 참석하듯 평범한 소시민들의 집들이와 조금도 다를 바없는 색다른 만남으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집들이 주최와 참석 대상은 바로 구두회 LG그룹창업고문을 비롯해 두산그룹 박용성 부회장, 삼화그룹 정관현 회장, (주)세중의 천신일 회장,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나산그룹 안병균 회장, 유한양행 연만희 이사장, 타워호텔 남충우 회장 등 8명으로 이들은 19일 개원을 앞두고 있는 성북문화원의 원장단들이기도 하다. 분, 초를 쪼개가며 눈코뜰 새 없이 바삐 살아가는 재벌회장들이 이처럼 다소 여유있는 집들이 행사를 돌아가면서 열게 된 것은 바로 지난 10월16일 창립총회를 가진 성북문화원 설립이 계기가 됐다. 성북문화원(원장 구두회 LG창업고문)원장단 대부분이 성북동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재벌회장들의 순회 집들이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재계에서 흔치 않은 이같은 집들이 행사의 첫테이프는 구두회 LG그룹창업고문이 끊었다. 지난 8월22일 구 창업고문이 자진해 자신의 집에서 사랑방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10월9일에는 정관현 회장, 10월30일에는 안병균 회장 그리고 지난 8일에는 천신일 회장이 성북문화원 원장단 간담회 겸 집들이 행사를 가졌다. 또 오는 23·24일께는 백성학 회장이 집들이를 하겠다고 나서 당분간 이같은 순회 집들이 형식의 간담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집들이는 이른 아침 혹은 저녁에 만나 간단한 식사와 함께 성북문화원 추진업무 및 앞으로의 계획 등을 논의하는가 하면 가정의 애·경사, 자손 이야기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쉽게 나눌 수 없는 아주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집들이 행사에 배석했던 진영호 성북구청장은 『공식적인 자리 이외에는 만남이 잦지않은 재벌회장들이 성북문화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이처럼 각자의 집으로까지 원장단을 초대해 사업계획은 물론 속내를 털어놓은 간담회를 가질줄은 미처 몰랐다』며 『이같은 만남이 성북동 거주 재벌들간의 친목도모에 그치지 않고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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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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