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산해질 서울에 ‘시험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일 실시되는 ‘2006년 하반기 서울시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 무려 15만명이 응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 지방공무원 공채에는 932명 모집에 15만1,150명이 응시해 1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보건직 9급으로 5명 모집에 3,655명이 응시해 73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7∼9급 행정직은 12만5,000여명(187대1), 기술직은 2만4,000여명(99.5대1), 연구직은 1,500여명(87대1)이 각각 응시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1,186명 모집에 12만여명이 몰려 9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심각한 취업난으로 올해는 경쟁률도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응시자의 고학력ㆍ고연령화 현상도 뚜렷해져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응시자가 3,404명, 31세 이상인 응시자도 8,157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총 시험 응시료와 시험에 소요되는 비용이 ‘억’대에 달한다는 점이다. 개인당 시험 응시료는 7급이 7,000원, 9급이 5,000원으로 15만여명분 총 응시료가 8억5,000만여원에 달한다. 하지만 서울시가 시험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시험장 임차료, 출제ㆍ인쇄비용, 인건비 등을 합쳐 18억원이 넘는다.
시는 시험 당일 서울시내 중ㆍ고교 143곳의 4,698개 교실을 빌려 106개의 시험장을 차릴 예정이다. 시험장에는 시ㆍ구청 직원 1만5,000명을 감독관으로 투입하고 소방안전요원 106명을 배치해 시험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응시자가 많아질수록 인건비 등 시 예산이 더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응시료 인상을 검토했지만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에서 시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험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도 6만6,282명(44%)의 응시자가 몰리는 만큼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산해질 서울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 KTX 임시열차를 배치하고 지방 응시자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역에 고사장 안내 도우미까지 투입할 계획이지만 시험장 입실 시간이 오전9시20분인 만큼 당일 아침에 올라오기보다는 전날 미리 서울에 도착해 시험 준비를 하는 응시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응시생들은 지정된 시험장에서만 시험을 볼 수 있으므로 사전에 시험장소와 교통편을 미리 확인해 시험 당일 착오가 없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