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창업열기 확산으로 재도약을

창업 열기가 일고 있는 것은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창업관련 각종 정책들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장 역점을 둔 분야 중 하나가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이다. 그동안 벤처기업 자금지원 확대·창업보육센터 활성화·실험실 창업법의 발효·각종 세제지원·에인절 및 벤처캐피털 활성화 등 많은 제도개선이 이루어 졌다.중소·벤처기업 창업붐 조성은 우리나라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최근까지는 대기업위주의 굴뚝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소·벤처기업이 중심이 된 지식문화산업과 서비스업이 경제성장의 선도역할을 하면서 신기술·새로운 아이디어·신제품들이 시장에 유입되어 변화와 경쟁이 유발되면서 동시에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가 장기간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80년대에 진행된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90년대에 들어와서 신산업분야에서 많은 창업이 이루어져 산업구조가 가장 먼저 21세기형으로 고도화된 데 기인하고 있다. 미국의 지식기반산업과 서비스업은 약 1,800만개에 이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이중에서 창업에 의한 순고용 창출이 3분의2 이상이나 되며 특히 4인 이하 소기업 창업이 고용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동안 미국의 기업 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유럽의 기업 수는 장기간 정체되어 있으며 바로 이 차이가 오늘날 미국의 완전고용과 유럽의 고실업 상태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의 창업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 종래의 대기업형 굴뚝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는 이제 성장의 동력이 한계를 노정하고 있으며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로 도전하는 참신성과 역동성을 가진 개미군단의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 중소·벤처기업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주체가 될 것으로 본다. 지식과 기술이 가치창출의 핵심원천인 지식기반경제로 이행하는데 있어서 지식·기술집약적인 벤처기업의 창업은 산업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재편하는 선도적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공단조성을 통한 경제개발방식은 앞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약 6,800억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대구지역의 밀라노 프로젝트와 새만금 간척지에 조성될 예정인 군장산업단지의 개발은 종래와는 다른 새로운 발상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모든 분야에 걸쳐 공급과잉상태인 시장의 여건과 지식문화산업이 주도할 21세기 경제를 감안할 때 종래와 같이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고 대기업을 유치하는 개발방식은 앞으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본다. 이제 모든 공단의 발전전략은 벤처의 개념을 접목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지역에서 구상하고 있는 패션·어패럴 밸리는 하이패션기업을 유치하는 전략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토털패션 벤처밸리를 구상하여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디자인을 가진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자본 없이도 창업을 할 수 있고 밤세워 연구하는 벤처문화가 정착될 수 있으면 밀라노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금명간 정부는 벤처기업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강도높은 금융 및 세제지원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니 늦은 감은 있으나 이제 본격적인 발전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벤처기업대상으로는 전산업분야를 망라하여 토산품 개발·테마파크·전자게임·신기술의 농·어업 그리고 실험실 창업기업까지 포함한 「벤처산업으로 인정된 신기술 사업범위 확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한다고 한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의 개선과 함께 앞으로 획기적인 대규모 벤처펀드의 조성이 뒷받침된다면 SOHO 및 중소·벤처기업의 창업붐과 열기는 우리나라 경제의 재도약을 선도하는 전략부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인들이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을 창업하여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고 있듯이 우리도 개미군단이 창업전선에 뛰어 들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한강의 기적을 다시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선 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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