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나 돼야 다소 ‘개선’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복(recovery)’이 아니라 점진적인 ‘개선(improvement)’이라는 점입니다.”
대표적 경제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은 20일 여의도에서 열린 ‘버블 이후의 글로벌경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약세론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누차 ‘회복’ 대신 ‘개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세계 경기가 유례 없는 위기를 맞은 만큼 개선의 속도도 느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경제 둔화가 앞으로 2~3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V자형’ 회복이 아니라 끝이 올라간 ‘L자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위축이 심화되고 있는데 소비가 더 줄어들어 국내총생산(GDP)의 67% 수준까지 내려가야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이머징 국가의 성장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해 “견조한 내수 시장 성장으로 수출 의존형의 불균형 경제를 개선하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치 회장은 달러화에 대해서는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미국 내 저축으로 메울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달러가치 급락보다는 완만한 하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