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주택경기 다시 살아나나

9월 신규 주택판매 전월比 2.7% '껑충'<br>재고량도 39만채로 4년여來 최저 수준<br>"실물경기 침체 본격화… 반짝 회복일듯"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에서 얼어붙었던 주택거래가 재개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주택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바닥론은 무의미하다며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시시간) 9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2.7% 늘어난 46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2% 감소한 45만 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집계된 9월 기존 주택판매도 예상보다 많은 518만채를 기록, 전월의 491만채 대비 5.5% 증가했다. 주택 판매가 늘어나면서 9월 주택 재고량은 39만4,000채로 지난 2004년 6월의 38만3,000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주택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바닥에 대한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량 증가는 가격 상승의 전조로 본다. 왓츠트레이딩닷컴의 프레데릭 러피 애널리스트는 "주택 경기지표의 기대치가 너무 낮다"며 "실제 수치는 전망만큼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주택하락 폭이 가장 컸던 캘리포니아주의 9월 주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보다 65% 늘어난 것과 관련, "시장이 스스로 치유를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택 거래량은 늘어나지만 주택가격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신규 주택판매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9.1%나 떨어진 21만8,400달러로 2004년 9월의 21만1,600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9월 기존 주택판매 평균가격도 9% 떨어진 19만1,600달러로 2004년 4월 이후 4년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미국 대도시 20곳의 주택가격을 보여주는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케이스 쉴러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6% 하락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9월 한달간의 주택 판매량만으로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이후인 10월 주택 판매량은 주가 폭락과 실업률 상승으로 급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월 주택 거래량은 '반짝 회복'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달 중순이후 본격화한 금융위기로 모기지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이 같은 통계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주택 가격은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며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 주택시장의 침체도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오는 2010년까지 주택가격의 누적 하락률은 대공황 이후 최대 폭인 4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