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건설업 경영, 여성도 할 수 있죠"

여성CEO 첫 과학 기술유공자 대통령표창 수상


▲ 안선희 대호에코텍 대표 이사 “건설업계는 아직도 해외 기술을 많이 사용합니다. 국산 개발이 필요한 기술이 많지요.” 제39회 과학의 날을 맞아 여성 CEO로는 최초로 과학기술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은 안선희(48ㆍ사진) 대호에코텍 대표이사. 지난 80년 건설업계에 투신, 83년 대호기초건설 사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건설판에서 CEO로만 23년을 보낸 인물이다. “중학교 때부터 기업경영이 꿈이었어요. 그 꿈이 워낙 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일을 시작했지요. 건설업이 뭔지도 몰랐을 때인데 남들(여자)이 잘 안 하는 분야라는 생각에 일단 일을 벌였어요.”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대호에코텍은 7건의 특허와 6건의 실용신안, 6건의 기술 관련 인증서를 보유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예컨대 ‘말뚝머리정리공법’. 아파트 공사 때 땅에 박는 말뚝(파일)의 끝부분을 제거하는 일인데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았다. 안 대표는 이 작업을 기계화한 주인공이다. 여성 CEO로서 어려움도 적지않았다. “건설업이라는 게 원래 거칠고 힘든 업종인 것은 사실이지요. 중장비도 많이 다뤄야 하고요. 특히 재개발ㆍ재건축 쪽은 수주부터 여성이 맡기는 어렵지요.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 안 대표지만 가정과 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어려웠다고 했다. “아이를 갖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토로한 그는 “남편도 여성 사업자를 썩 좋게만 보지는 않는 것 같지만 후회는 없다“며 “남편은 현재 중국에서 유학 중인데 사업은 너무 복잡하다고 고개를 흔들지만 내게는 사업이 너무 좋은 일이고 각자 자신만의 생활이 있는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안 대표는 94년 대호바콘텍, 96년 대호에콘텍 대표이사로도 취임하며 덩치를 키워오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여성발명협회,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건설업계에서 한 여성 CEO의 분투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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