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열티 수입만 1조 '황금알' 사업

로열티 수입만 1조 '황금알' 사업 [차세대 성장엔진 디지털 가전]고부가가치 산업 '디지털가전'이 뜨고있다. '차세대 성장엔진'이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디지털가전에서 국내업계는 세계 정상급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의 경쟁력, 업체별 전략과 과제 등을 시리즈로 집중 분석해본다. '2,153배' 지난 62년 한국의 대미수출 가전제품 1호인 라디오는 대당 13달러에 팔려나갔다. 오는 6월 LG전자는 60인치 벽걸이TV(PDP TV)를 2만7,999달러(3,600여만원)에 수출한다. 40여년 만에 '단순한 소리'는 '최첨단 영상ㆍ음성'으로, 가격은 2000배 이상상승하는 시대로 달라진 것. 이는 디지털가전이 21세기 우리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할 수 있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상징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섬유, 철강, 석유화학 등 기존의 주력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여파로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들 산업의 투자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 절정기인 지난 96년의 절반수준으로 '살아남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전자업계는 다르다. 90년대초부터 기술인력과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면서 사업구조전환을 추진했다. 그리고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디지털가전에서 2005년 세계정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후발주자로서 어쩔 수 없이 중저가전략으로 2류브랜드에 머물렀지만 디지털 제품에는 1위를 다툴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가전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정상급. 지난 98년 디지털TV를 세계최초로 양산했다. LG전자는 미국 디지털방송 규격인 VSB(잔류측파대역) 특허만으로도 연간 1억달러(2005년 기준), 삼성전자는 국제 동영상표준인 MPEG 기술로 2005년까지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정도다. 그 의미는 크다. 우선 디지털가전은 어떤 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60인치 벽걸이 TV는 14인치 브라운관TV 250대와 맞먹는다. 기술집약적이기 때문에 제품 수명이 3년 이내에 불과해 지속적인 신규수요 창출도 가능하다. 성장성도 엄청나다.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오는 2005년 세계시장 규모는 적게는 2,500억달러, 많게는 5,000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의 주력 가전들의 성장률은 제자리 걸음인 반면 DVD플레이어는 연평균 83%, 디지털TV는 50%에 달한다. 특히 디지털가전은 인터넷ㆍ통신, 컴퓨터, 방송, 반도 체가 하나로 통합해 가는 '제2의 디지털혁명'에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또 기업간 정보공유, 유통채널 다양화, 재고비용 감소 등 전산업에 걸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업체의 브랜드력은 일본의 소니ㆍ미쓰비시, 네덜란드 필립스 등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이남혁 부장은 "디지털 가전은 일반 소비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기술력뿐 아니라 마케팅, 채널 장악력, 디자인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핵심부품의 국산화, 기술표준의 선점, 부처간 이해조율, 콘텐츠ㆍ방송산업 등 주변산업과 협조관계구축 등도 세계정상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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