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8월 7일] 해조류의 이유있는 변신

입 안 가득 바다향기를 머금게 하는 다시마차, 새콤한 식초를 넣어 만든 미역냉채, 우무를 동동 띄운 냉콩국…. 해조류가 현대인의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렇듯 주로 식용으로 쓰이던 해조류가 요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에탄올의 원료로 새롭게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옥수수ㆍ사탕수수 같은 농작물을 이용해 에탄올을 제조해왔지만 최근 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글로벌 식량위기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저개발국에서는 식량으로 쓸 농작물도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바다 식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바로 해조류다. 이 중에서도 우뭇가사리와 같은 홍조류는 탄수화물이 많아 에탄올 원료로 적합하다고 한다. 아직까지 식용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제조는 경제성이 낮다고 여겨지지만 비식용 해조류 또는 해조 부산물을 이용할 경우 경제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예컨대 우뭇가사리 구성 성분의 30%인 섬유소를 펄프(종이) 등의 원료로 이용하고 이때 발생하는 부산물인 우무를 에탄올 제조에 활용할 경우 상업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조 에탄올을 제조할 때 관건은 원료의 안정적 공급이라 할 수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조류 양식 가능 면적의 절반만 이용해도 연간 19억리터의 바이오 에탄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에서 소비하는 휘발유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나아가 보다 생산력이 높은 해외에서 대규모 해조류 양식을 추진할 경우 전세계 식량위기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외화도 벌어들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해외 수산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간 정부 예산으로만 지원했던 해외 수산 관련 사업을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펀드를 조성,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으로 대체연료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는 또 하나의 블루오션인 해외 수산사업을 추진해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해조류 연료 생산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유소에서 우뭇가사리로 만든 연료를 판매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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