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기업 해외차입 다시 활기

현대·LG·금호·아남 등 설비투자 비용위해대기업들의 해외차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해 차입을 가급적 줄였던 대기업들이 경기회복으로 설비투자를 재개, 필요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프랑스 크레디리요네은행 등 유럽 및 미국계 10개 금융기관과 외자유치 협상을 마무리짓고 지난 17일 파리에서 2억5,184만달러(약 2,800억원)규모의 자금차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금액은 국내 해운업체가 선박건조용으로 해외에서 들여오는 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상환은 20년간 원리금을 분할해서 갚고 금리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때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을 정도로 좋은 조건이라고 현대측은 말했다. 회사는 이 돈을 13만5,000㎤급 LNG선을 건조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또 LG화학도 이날 독자 신용으로 국내외 굴지의 금융기관으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외화차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ING베어링과 산업은행의 공동주간으로 홍콩에서 체결된 이번 차입은 10개국, 19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차입금은 신디케이트론과 변동금리부 채권(FRN)이 결합된 형태로 이뤄졌으며 금리는 리보+1.5%, 2년 만기다. 회사측은 『이번 외화차입이 IMF사태 이후 해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판정 없이 이루어진 최초의 대규모 차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차입금 1억달러를 승부사업인 정보전자소재와 생명과학 분야의 신규 설비투자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금호케미칼은 영국 슈뢰더사가 운영하는 SDRF(SEOUL DEBT RESTRUCTURING FUND)에 사모전환사채 600억원을 발행, 자본차입에 성공했다. 금호는 이 자금을 정보통신, 생명공학 관련, 신규사업 추진에 사용하고 고금리 차입금 상환에도 이용할 방침이다. 한편 아남반도체가 최근 미국 ATI사로부터 총 14억5,000만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투자 유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년짜리 회사채금리가 10%대를 넘나드는 등 국내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차입 증가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 임석훈기자SHIM@SED.CO.KR 입력시간 2000/03/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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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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