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6월 5일] 고객은 왕이다

국내외 경기가 심상치 않다. 연일 치솟는 유가와 지구촌 곳곳의 대규모 자연재해로 전세계가 시름에 잠겼다. 기업은 기업대로 이러한 경제상황을 극복할 특단의 대책이 절실해지는 때다. 하지만 대책이라고 거창한 데서 찾을 일은 아니다. 경영의 근본으로 고개를 돌려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존재할 수 있는지 집중해보자. 그러면 해답은 생각 외로 쉽다. 바로 고객이다. 기업의 경제활동은 고객이 상품구매나 서비스를 이용함으로 시작해 그 양이 많아질수록 성장하고 다시 방문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기업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때라도 우리를 기억하고 찾아주는 고객이 있다면 위기상황은 의외로 쉽게 극복된다. 최근에는 고객만족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감동 경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가치까지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감동에 이르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 고객도 모르는 욕구를 찾아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고객감동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을 대면하는 현장으로 경영의 시각을 옮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객은 자기가 만나는 접점에서 감동 받기를 원한다. 그 순간을 기업의 전체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고객 접점 직원, 전화응대, 주차시설, 홍보물 등 총체적인 자원을 점검해야 한다. 또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의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진이 현장을 자주 찾아 격려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고객감동 경영이 단순 구호나 순간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총체적ㆍ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 조직문화를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새로운 시각으로 고객을 바라보고 연구하려는 시도도 빼놓을 수 없다. 독일의 유명한 기업인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카를 알브레히트는 “고객의 기대는 진화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기대, 즉 욕구가 변화무쌍함을 표현한 말이다. 근래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력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고객의 욕구에 대응하고 감동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뿐 아니라 미래의 기대가치나 개별 고객의 과거경험까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고객이 왕임을 상기하자는 얘기다. 왕의 마음을 바꾸려 하지 말고 깊이 헤아리고 섬겨 그 뜻에 맞춰가는 것이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길이다. 얼마 전 우리 직원의 블로그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새로 구입한 지 두달 된 휴대폰이 고장 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처음에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센터에 들어서면서 시작된 친절하고 신속한 서비스와 꼼꼼한 설명, 잘 갖춰진 휴게시설을 이용하고 나니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더욱이 수리기사에게 기기의 문제점을 설명할 때는 고장 난 휴대폰이 갑자기 이상 없이 작동해 황당했는데 기사가 “고객님이 사용할 때 문제가 있었다면 또 재발할 수 있으니 장비를 교체해야겠다”고 말해 현재 상황보다 고객이 문제를 느꼈던 시점을 함께 공감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분명히 이 직원은 다음에도 동일 기업의 휴대폰을 구매할 것이 틀림없다. 또 그때의 감동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공개된 블로그에 올려 적극 전파함으로써 홍보 역할까지 자청했음을 알 수 있다.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꿰뚫어 결국 감동에 이르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고객감동 경영의 요체이며 날로 거세지는 경쟁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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