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할 경우 향후 5년간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설비 비용을 최대 50조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탄소배출권거래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탄소배출권거래제 관련 법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내년에 1,500억달러에 달해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의 70%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안을 바탕으로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할 때 얻을 수 있는 경제 효과를 추정했다.
연구소는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 2007년과 비교해 ▦오는 2020년까지 8% 증가하거나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4% 감소하는 등 3가지 상황을 가정했다.
연구소의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 감소할 경우 2008~2012년까지 5년간 기업별 배출 할당량을 정하는 직접 규제만 운영하면 배출저감 비용으로 84조1,000억원이 필요하지만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하면 이 비용이 34조1,000억원으로 50조원(59.5%) 줄었다.
배출량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저감비용을 58.6% 아끼고 배출량이 8% 증가하더라도 직접 규제만 운영할 때보다 저감비용을 58.0%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8개월 넘게 국회에 잠자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배출권 거래에 관한 법 체계를 마련하고 국내외 배출권거래제도가 연계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와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