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중국의 중앙은행격인 인민은행은 환매조건부 채권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중은행에 총 2,650억위안(약 46조 9,100억원)을 풀었다. 이는 일일 규모로는 역대 두번째로 크다. 인민은행은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에도 2,900억위안을 시중은행에 뿌려 사상 최대 금액을 공급한 바 있다.
최근 인민은행이 푼 돈의 규모는 과거 2주마다 실행해온 환매조건부채권 평균 매수규모(894억위안)의 세 배가 넘는 것이다. 당국이 화끈한 조치를 내놓자 중국증시는 환호해 발표가 나온 9일 전일 대비 1.97%나 상승한 2,115.23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연휴를 전후로 총 5,500억위안에 달하는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18차 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며 정권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스캔들과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행방불명 등 악재가 겹쳤을 때는 기준금리ㆍ지급준비율 인하 등 비교적 간접적인 정책을 썼지만 다음달 8일로 당대회 일정을 결정한 지금은 상황이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WSJ는 "정책입안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한 중국은 향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9일 발간된 인민은행 발행 격월간지 '중국금융' 기고문에서 "중국경제가 상대적으로 큰 압박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ㆍ집중적ㆍ효과적인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오지애셋매니지먼트의 왕잉핑 채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중 발표될 중국의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저조하면 당국이 지준율 인하 등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