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패션] "이지 캐주얼이 뜬다"

「실속과 감각 두가지 토끼를 잡는다」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패션 흐름과 국제통화기금(IMF)불황이라는 국내 상황이 맞물리면서 이지 캐주얼이 뜨고 있다. 이지 캐주얼이란 말 그대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의류로 특별한 장식이 없는 베이직 스타일이 가장 큰 특징. IMF관리체제에 돌입한 지난해부터 급속히 시장이 팽창한 이지 캐주얼 시장은 올봄 새롭게 선보일 브랜드까지 합칠 경우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지 캐주얼은 고감도 디자인과 고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대는 낮아져 패션리더들의 실속과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 캐주얼 시장이 형성된지 10여년이 지난데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고품질,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합리적인 구매를 지향하고 있는것도 이지 캐주얼 시장의 급팽창에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최근 선보인 이지 캐주얼은 성별 구분도, 나이 구분도 없어 엄마 아빠 오빠 언니 가족 모두가 부담없이 돌려입을수 있는 IMF형 디자인이다. 그러면서 가격은 2~3년전 고가 영캐주얼의 경우 티셔츠 한장에 10만원을 호가했던데 비하면 거품이 완전히 빠졌다. 2만원, 비싸도 5만원선이면 충분하다. 소비성향이 합리적으로 바뀌면서 이지 캐주얼의 저렴한 가격대가 소비자들에 게 어필했지만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도 이지 캐주얼의 성장에 한몫했다. 레저생활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캐주얼 인구가 훨씬 폭넓어져 이지 캐주얼은 10대부터 50대까지를 커버할수 있게 된 까닭이다. 캐주얼 의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지난 80년대 중반 이랜드그룹이 헌트, 언더우드 등의 중저가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시장이 태동했다. 90년대초 여성소비자 위주의 영캐주얼인 「시스템」 「이엔씨」 등을 거쳐 90년대 중반에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고가전략을 내세운 「96NY」 「VOV」등이 선전했다. 그러나 IMF불황을 만나면서 캐주얼 시장은 비싼 가격 때문에 급속히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이 틈새를 노리고 나타난 것이 기본 디자인의 이지 캐주얼. 국내에 이지 캐주얼 붐을 일으킨 원조 브랜드는 지오다노. 미국의 유명 캐주얼 「갭」에 견주어 「아시아의 갭」이라 불리는 지오다노는 베이직 스타일의 절제된 디자인, 안정된 물류시스템 등에 힘입어 IMF불황기에도 성장가도를 걷고있다. 지오다노에 이어 지난해 가을 첫선을 보인 「티」는 이지 캐주얼 시장을 꽃피운 브랜드. 티는 유명브랜드도 아니면서 아메리칸식 기본 디자인, 우수한 색감 등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따라 올봄을 겨냥, 이지 캐주얼 신브랜드가 줄줄이 선보인다. 성도는 뜬다, 난다(FLY)는 뜻의 「난다」라는 브랜드를 내놓았으며 보성어패럴은 기존 브랜드 「클럽모나코」를 이지 캐주얼에 가까운 컨셉으로 바꾼다. 코오롱상사사는 아웃도어 스포츠 컨셉에 편안함을 강조한 「1492마일즈」를 선보였으며 쌍방울도 「노하우」라는 이지 캐주얼을 준비중이다. 삼성물산 에스에스도 캐주얼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삼성 미주법인이 합자한 미국 GTFM사의 힙합캐주얼 「FUBU(FR US BY US)」를 내놓는다. 이밖에 세정은 「니」, 예신퍼슨스는 「마루」, 간지는 「칼슘」, 두경은 「그림」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지 캐주얼 시장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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