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여사는 광주·전남 지역에 생존한 마지막 여성 독립 활동가이자 최고령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11년 광주에서 출생한 여사는 1929년 전남여자고등학교의 전신인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3학년 재학 중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11월 3일 광주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일시위에 참가했다.
당시 치마폭에 돌을 담아 나르며 투쟁했던 최 여사는 시위에서 많은 학생이 구속되자 이에 항의하고자 전교생이 시험을 거부하는 ‘백지동맹 사건’을 주도했다.
최 여사는 모교 기말고사를 하루 앞둔 11월 9일 구속 학생 석방과 조선 독립을 위해 아무것도 쓰지 말고 운동장으로 나가자는 내용의 호소문 150장을 작성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학교 측은 같은달 17일 최 여사와 가담자 46명을 무기정학 처분했으며 다음해 1월 30일 최 여사를 강제 퇴학처분했다.
김 여사가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뒤 백지동맹 사건은 광주의 다른 고등학교들과 전국으로 확대돼 많은 주동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광주여고보 최초의 강제 퇴학생이었던 최 여사는 1954년 뒤늦게 그 공로가 인정돼 학교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최 여사의 가족들은 해방 후 몇 차례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주동자 인정이 안 되고 경찰 조사 대상자가 아니었다는 이유 등으로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는 않았다.
광주지방보훈청에 따르면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발단이 된 1929년 10월 30일 나주통학열차 댕기머리 사건의 당사자 이광춘 여사가 3년 전 별세한 이래 광주·전남 지역에 생존 중인 여성 애국지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학생독립운동동지회 역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 여사와 함께 백지동맹 투쟁을 한 동급생 2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최근 모두 연락이 끊겨 생존 확인이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유족은 이재웅 전(前) 전남 완도경찰서장과 광주시 부교육감을 지낸 이재민 순천향대학교 교수, 이재균(이재균 치과 원장)씨 등 6남 1녀가 있다.
발인은 24일 오전 9시, 빈소 광주한국병원(쌍촌동) 장례식장 1호실 ☎062-380-3444
/디지털미디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