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오일머니 뱅크' 국내 들어온다

아부다비 왕자 소유 상업은행 상반기 중에 한국컨소시엄, UAE 유전 3곳 본계약 체결


석유자본으로 무장한 중동의 이른바 '오일머니 뱅크'가 국내에 들어온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아부다비 왕자가 소유한 대형 상업은행이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 진출하는 것으로 정부는 오일달러로 무장한 중동자금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채권과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장은 5일 아부다비 현지에서 기자와 만나 "아부다비와는 유전 이외에 금융 분야에서 협력하는 게 있다"며 "아부다비 왕이 가진 은행 지점이 최초로 우리나라에 설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유럽 재정위기를 맞아 해외자금 유출입이 많은데 (중동 은행이 들어오면)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6,3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금은 흘러 넘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사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와 미개발 유전 3곳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컨소시엄은 ADNOC가 소유한 육상광구 2곳 및 해상광구 1곳의 조광권 지분 40%를 보유하고 유전을 공동 운영하게 된다. 39년 만에 석유 메이저 국가의 빗장이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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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의 지분비율은 석유공사 34%, GS에너지 6% 등 총 40%이지만 비상시 3개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 전량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기간은 30년이다. 지난해 3월 주요조건계약(HOT) 당시 우리 측 지분을 최대 100%로 할 수 있도록 협의했지만 개발과정에서의 행정규제 등을 감안할 경우 ADNOC의 개발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지분 비율을 6대4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이 체결된 3개 유전은 부존량이 이미 확인된 개발시작 직전의 유전으로 부존량은 약 5억7,000만배럴에 달한다. 한국컨소시엄은 이르면 오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해 하루 최대 4만3,000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측 지분물량을 감안할 경우 자주개발 물량을 지난해(46만5,000배럴) 대비 3.7% 늘리고 자주개발률도 0.5%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 계약은 세계 6위의 석유 매장국인 UAE가 1970년대 일본과의 계약 이후 유전을 외국에 개방한 첫 사례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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