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가 또 등록금 투쟁 예고

국립ㆍ사립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8~9% 올리기로 결정한데 대해 학생들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등록금 투쟁에 나서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같은 인상률이 최근 경제불황과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3.6%에 머물렀던 데 비춰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부산대 등 전국 15개 국ㆍ공립대 학생회는 공동으로 등록금 투쟁에 나설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올 등록금 8~9% 인상=15일 현재 교육부에 등록금 인상계획을 통보한 대학은 2곳으로 서울대가 평균 인상률을 8.3%로 정했으며, 서강대도 8.5%로 확정했다. 아직 교육부에 정식 통보는 하지 않았지만 연세대도 신입생 등록금을 전년 대비 8.5% 인상했으며, 학부생과 대학원 재학생 등록금 인상률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고려대는 등록금 인상률과 관련, `등록금책정위원회`에 물가상승률과 장학금ㆍ실습비 인상분 등을 반영한 9%의 잠정 인상률을 제안했다. 이밖에 이화여대, 홍익대, 건국대, 경기대, 경희대, 국민대, 동국대, 서울교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이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학교와 학생측이 팽팽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 반발=서울대 총학생회를 대행하는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등록금을 8.3% 인상키로 한 학교 방침에 반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의 등록금 인상을 널리 알리는 한편 토론회 등을 개최, 등록금 투쟁 지 지세를 결집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음주 중에는 등록금 인상안에 반대하는 학생회 차원의 성명을 발표하고, 본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연석회의측은 또 지난 달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된 기성회비 관련 헌법소원을 신입생 학부모 명의로 다시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대와 서울시립대, 서울산업대, 전남대 등 전국 15개 국ㆍ공립대 학생회관계자들은 지난 9일 전북대에 모여 등록금 투쟁을 공동으로 벌여나가기로 결의하고 다음달 2일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또 연세대와 고려대 총학생회도 올해 등록금 인상 동결을 목표로 투쟁한다는 방침이며, 다른 사립대학 학생들도 학교측의 등록금 인상률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인상률 너무 높아=최근 3년 동안 대학 등록금이 전체 소비자물가에 견주어 2~3배나 오르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여론도 높다. 지난해 발간된 통계청의 연도별 물가 통계자료를 참고하면 2000년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할 때 200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10.7로 3년 동안 10.7% 오른 반면, 같은 기간 국공립대 등록금 지수는 128.1로 28.1%, 사립대 등록금 지수는 120.8로 20.8% 올랐다. 특히 서울 지역 대학의 경우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라 2003년 서울 지역 국ㆍ공립대의 등록금 지수는 134.9로 2000년에 견주어 34.9%나 올랐고, 사립대는 123.3으로 23.3% 올랐다. 게다가 올해 각 대학들이 제시한 등록금 인상률 8~9%도 올해 재정경제부가 제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3%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이 자율화된 이후 정부가 등록금 인상에 직접적으로 간여할 방법이 없다”며 “지난 연말 각 대학에 등록금 인상을 적정 수준에서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다시 한번 협조 공문을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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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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