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포츠마케팅/움직이는 광고/스포츠로 시장을 뚫어라

◎2002 월드컵·부산 아시안게임 앞두고/“기업·브랜드 이미지 제고 첨병” 인식/그룹마다 각종팀 우후죽순식 창단열기미국의「골프신동」타이거우즈. 그는 지난해 8월 프로전향 이후 1년이 채 안되는 사이에 전세계 15개 주요대회에서 40여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수입명세서에서 상금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 그는 프로데뷔 직전 5년간 광고출연과 모자 셔츠 구두착용을 전제로 후원사인 나이키로 부터 3백6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타이틀리스트사와도 골프채와 공의 5년간 독점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1백80억원을 챙겼다. 그러나 불어난 것은 골프신동의 금고만이 아니다. 그의 후원사인 나이키는 더많은 돈을 긁어모았다. 나이키는 걸어다니는 「세계최고의 광고」인 타이거를 후원,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타이거 우즈가 지난 4월 세계 4대메이저대회의인 마스터즈대회에서「그린재킷」(우승자에게 주는 녹색상의)을 입었을 때 진짜우승자는 나이키였다는 말이 나왔다. 스포츠는 이제 움직이는 광고며, 돈이다. 국내기업들이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스포츠가 최고의 광고수단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대회 후원사는 소비자 신뢰도 향상과 함께 매출증대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애틀랜타 올림픽 공식후원 업체인 코카콜라는 올림픽 후원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39%가 코카콜라가 단지 올림픽 후원기업이라는 이유로 코카콜라를 마셨다고 한다. 대형 스포츠이벤트일수록 브랜드 알리기효과는 커진다. 미국의 프로농구인 NBA, 올림픽 월드컵축구 유명골프대회등 세계적인 스포츠빅이벤트는 전세계안방을 점령하고 있다. 이런 빅게임을 중계할 때 선수들이 입고있는 의류 신발을 비롯 간판광고등은 기업의 브랜드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단번에 알릴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스포츠마케팅은 80년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출범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이어 86년의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은 스포츠마켓팅이 재계의 핵심경영전략으로 부상하는 이정표가 됐다. 특히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한일공동개최가 확정된 후 스포츠마켓팅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게 높아졌다. 삼성 현대 LG 대우 선경 쌍룡 기아등 주요그룹을 비롯 중견그룹들까지 축구 야구 농구 배구 씨름 등 핸드볼등 구기종목을 비롯 양궁 수영 배드민턴 육상 등 비인기종목등도 우후죽순처럼 창단했다. 삼성과 현대는 스포츠팀 보유면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다.삼성이 10개 계열사에서 8개종목과 10개팀을, 현대는 12개 계열사가 9개종목 15개팀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또 LG(5개 계열사 7개종목), 대우(3개 계열사 4개종목) 선경(3개 계열사 3개종목)등 상위5대그룹은 많은 수의 스포츠팀을 운영, 이미지제고와 판촉, 대외이미지등을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쌍용(유도), 기아(농구), 한진(배구), 한화(프로야구) 코오롱(농구 마라톤)등 30대그룹 거의 대부분이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팀을 창단,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 시장규모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연간 총광고비의 8∼30%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총 광고비는 5조6천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선진국 시장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최저 5천억원에서 최고 1조7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계는 이제 스포츠마케팅 없이 세계 일류브랜드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인식할 정도다. 무명의 코카콜라가 암스테르담 올림픽 공식후원사로 선정된 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의 아식스나 미즈노등 스포츠용품회사들도 64년 도쿄올림픽의 공식후원사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브랜드이미지를 높여 일류브랜드로 도약했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기업들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포츠마케팅을 적극활용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은 일부그룹들을 제외하고 아직 그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삼성이 지난 5월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된 것은 스포츠마케팅의 선진화는 물론 한국브랜드의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된 다국적 기업은 코카콜라 파나소닉 맥도널드 비자 코닥등 11개 세계초우량기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의 올림픽 파트너참여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글로벌경영과 함께 브랜드를 일류화시키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스포츠행사와 특수 스포츠행사를 후원하고 △세계육상 단거리부문의 스타등 세계적인 선수를 후원할 필요가 있다. 이들 스폰서십이나 후원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매우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삼성관계자는『한국은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와 부산 아시안게임등 대형 스포츠행사를 치르게 된다』며『이같은 대규모 스포츠행사를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햐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홍보는 한국상품의 숙원인 고급화전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제 저가품으로 승부를 걸 상황은 아님을 기업들은 인식해야 할 때가 됐다.<이의춘 기자> ◎스포츠팀 인수·후원/“우물안 개구리는 싫다”/기업들 해외로 해외로 「시장은 스포츠로 뚫어라.」 국내기업들이 스포츠로 회사 이미지를 홍보하고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스포츠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이나 동구 등 잠재력이 큰 시장일수록 스포츠마케팅은 시장공략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단순한 자금지원 차원이었던 것이 이제는 아예 구단을 인수해 운영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4월10일 열렸던 금호타이어 중국 천진공장의 준공식장. 준공식 참석자들의 관심은 성대한 행사보다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앉은 유니폼 차림의 미녀들에게 쏠렸다. 천진금호타이어 여자배구단. 평균 1백80㎝는 족히 넘을 배구단소속 미녀 15명은 금호브랜드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어보여 「홍보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금호그룹은 기존 천진시 배구팀을 인수해 개편했다. 각 도시를 방문하며 16개구단과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PR효과에서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이 팀은 해변배구인 비치 발리볼에서는 중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대우그룹의 폴란드 프로축구단인 「레지아 대우」팀은 동구권 대우선풍의 견인차다. 이 팀은 지난해 현지 프로축구 1부리그 2위이자 국가대표만 11명이 소속된 막강팀. 대우자동차는 레지아대우의 전신인 「레지아 바르샤바」팀을 협찬해오다 지난해말 아예 인수했다. 그룹측은 『폴란드가 15개해외본사중 하나가 되고 최근 자동차를 중심으로 진출이 가속화되는 유럽내 전략국가로 부상하고 있어 회사이미지를 심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팀을 인수했다』고 설명한다. LG그룹은 올해부터 1백만달러를 후원, 미국의 시니어 PGA 골프대회 가운데 하나를 「LG챔피언십」대회로 만들었다. 파키스탄에서는 LG배 하키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키는 파키스탄인들이 가장 즐겨 하는 운동. LG는 영국에서는 인기스포츠인 럭비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영국럭비 프로 1위팀인 「리체스터 타이거」팀에 매년 15만달러를 후원, LG 브랜드를 널리 홍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업명을 바꾼 LG전자는 국내 기업이미지통합작업(CI)은 어느정도 됐다고 보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CI에 나선다. 해외시장에 널리 알려진 「골드스타」대신 「LG Electronics」이미지를 심기 위해 대대적인 스포츠행사를 이용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축구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부터 중국 연변 조선족축구단에 매년 4억원과 축구용품을 지원하고 있고, 브라질 후루미넨스 축구팀에도 매년 1백44만달러씩 후원하고 있다. 후루미넨스팀은 「현대자동차」 로고를 유니폼에 쓴다. 이에앞서 현대는 지난 91과 94년 배구 월드리그에 각각 25만달러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에는 50만달러를 출연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독일 명문 프로축구팀인 함부르크SV에 연간 1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95년부터 덴마크 축구팀 AGF를 후원한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스웨덴 축구팀 AIK도 지원을 시작했다. 삼성도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코카콜라 맥도널드 비자 코닥등 내로라하는 세계 일류기업들과 함께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림픽 엠블렘등 각종 로고의 독점적 사용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월 유럽에서 손꼽히는 겨울 육상대회인 「부다페스트 국제 실내육상대회」를 「삼성컵 실내육상대회」로 이름 붙여 헝가리에서 개최했다. 이 대회에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1천5백 달리기에서 금메달을 딴 프랑스의 장 갈피온을 비롯해 세계적인 스타급 육상선수들이 대거 출전, 성가를 높였다. 중견그룹들도 스포츠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사세를 크게 키워온 나산과 거평은 유통등 소비재 산업의 확대전략에 맞춰 스포츠를 통해 그룹홍보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나산은 지난해말 기업은행 농구팀을 인수해 창단한 「플라망스」프로농구단의 출범을 계기로 스포츠와 마케팅의 결합에 분주하며, 거평 역시 판촉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스포츠팀 창설을 서두르고 있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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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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