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개혁에 모든 힘 쏟아 이탈리아 절망 걷어내겠다"

최연소 총리 렌치 100일 청사진 공개

2월 선거법 개정 착수 이어 고용·세제 등 개혁 일정 발표


"이탈리아는 도박을 하고 있다. 마테오 렌치의 젊음, 스타일, 에너지, 그리고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가빈 휴잇 BBC 유럽 에디터)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될 마테오 렌치(39·사진) 피렌체 시장 겸 집권 중도좌파 민주당(PD) 서기가 100일 청사진을 공개하며 개혁 드라이브에 나섰다.

외신들에 따르면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렌치 시장을 총리에 지명하고 정부 구성을 위임했다. 이탈리아 의회는 18일부터 총리 신임안을 논의하며 렌치는 절차가 마무리되는 20일께 취임선서를 할 예정이다.


렌치 시장은 지명 직후 각 정당 지도자들과 신임안 통과를 위한 협의를 개시하는 동시에 개혁 100일 시간표를 밝히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장 이달부터 선거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난 2006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총리가 집권연장 목적으로 복잡하게 개정했던 선거법은 의회를 무주공산으로 만들어 정국혼란을 야기한 근본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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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월에는 고용시장 유연화, 4월 행정규제 개선작업, 5월 감세 등 세제개혁을 할 것이라고 렌치는 밝혔다. 그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고용·실업, 그리고 이탈리아를 뒤덮은 절망"이라며 "개혁에 가능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연립정권 붕괴를 막기 위해 내각도 신중도우파당(NCD·옛 자유국민당 잔존세력)과 시민의선택당 등 연정 파트너들에 고루 개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탈리아 언론은 NCD 소속인 안젤리노 알파노 부총리가 새 정부에서 연임할 것으로 내다봤다.

누가 재무장관을 맡아 경제구조 개혁을 주도할지도 관심이다. 이탈리아의 막대한 재정부채를 고려하면 유럽연합(EU) 정부와 긴축정책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렌치 시장은 이탈리아가 철저한 구조개혁을 실시하면 긴축부담 역시 완화돼야 한다고 누차 강조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은 영란은행(BOE) 부총재로도 거론되는 루크레치아 라이칠린 런던정경대(LSE) 교수를 1순위로 꼽는다.

국제사회는 1922년 총리에 오른 베니토 무솔리니보다도 2개월 어리고 피렌체 시정(市政) 외에 중앙행정 경험도 전무한 렌치 시장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3위 경제국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 경제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지만 청년실업률(15~24세)은 41%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고 2조유로(약 2조7,000억달러)가 넘는 국가부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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