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강경책

제4보(39~50)



흑39로 붙인 수가 수습의 맥점이다. 프로들은 할 수만 있다면 도주보다는 제자리 안정을 선택한다. 지금의 배석 상황에서 흑이 도주부터 생각하는 것은 현명한 작전이 아니다. 가령 참고도1의 흑1로 도주하는 것은 어떨까. 백은 군말없이 백2로 추격한다. 백2가 놓이고 나면 장차 백이 A로 침략하는 수단이 유력하게 된다. 백40은 가장 강경한 응수이며 흑41은 예정된 수순이다. 백42와 44 역시 가장 강경한 응수. 백42로 43의 자리에 단수치는 것은 흑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세돌은 백40부터 50까지를 노타임으로 두었다. 처음부터 수읽기를 마쳐놓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한편 박정상은 한 수마다 뜸을 들였다. 수읽기가 덜 되었기 때문이 아니고 몸에 밴 습관이었다. 이 기전의 제한시간은 1인당 10분. 박정상은 이미 초읽기에 몰려 있었다. 백48로 참고도2의 백1에 잇고 있을 수는 없다. 흑2와 4로 흑대마가 너무도 기분좋게 수습된다. 백50으로 힘차게 올라서자 검토실의 김성룡과 목진석은 백이 좋아 보인다고 동시에 말했다. “좌우의 흑이 분단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둘 중의 하나는 잡힐 것입니다”(목진석) “박정상의 수습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이세돌이 승기를 잡은 것 같습니다”(김성룡) 그러나 이 전투는 이세돌의 실패로 끝나게 된다. 그 연유를 확인하는 것이 이 바둑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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