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81년 국산컴 첫개발…무너진 성공신화

[삼보도 몰락, PC산업 벼랑끝에…] TG삼보는 어떤 회사<br>국내 컴퓨터산업 개척한 이용태회장과 영욕함께

TG삼보컴퓨터의 흥망(興亡)은 곧 이용태(사진) 명예회장의 영욕(榮辱)이라고 할 수 있다. 삼보는 이 회장의 분신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컴퓨터산업의 개척자로 삼보와 운명을 같이해왔다. 이 회장은 한국인의 손으로 컴퓨터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삼보컴퓨터를 설립했다. 그는 미국 유타대학에서 통계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73년 한국과학기술원에 합류했다. 그는 과학기술원에서 전산기국산화연구실을 주도적으로 만든 후 국산 컴퓨터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이 회장은 특히 78년 한국전자기술연구소 부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마이크로컴퓨터 ‘HAN-8’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국산 컴퓨터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회장은 마침내 80년 삼보컴퓨터를 설립, 국산 컴퓨터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81년 국내 최초로 PC ‘SE-8001’을 개발해 국산 컴퓨터 시대의 개막을 알린 후 이를 캐나다에 수출, 국내 컴퓨터산업의 선구자로 발돋움했다. 이 회장은 82년 한국데이타통신 초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컴퓨터와 통신의 결합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데이터통신의 정착 및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오늘날 인터넷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회장의 비전에 따라 삼보도 90년대 들어 나래이동통신ㆍ두루넷 등 신규사업에 뛰어들며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삼보는 초고속인터넷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했고 정보기술(IT) 붐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하지만 IT 버블이 꺼지면서 두루넷 등 계열사의 수익성은 급전직하했고 세계 PC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회사인 삼보의 경영도 악화됐다. 믿었던 두루넷에서도 3,000억~4,000억 정도의 손실을 본데다 본업인 PC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삼보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90만원대 노트북 ‘에버라텍’ 시리즈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노트북 부문마저 적자가 누적되면서 올 3월에는 자본잠식 위기를 맞았다. 이 명예회장이 사재를 털어 경영정상화를 모색했지만 이런 자구노력은 TG삼보의 수명을 그저 2개월 정도 연장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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