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원자재값 급락 '역풍'
유가 18개월來 최저치에 日·홍콩등 하락남미는 정치적 불확실성 겹쳐 더 떨어져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글로벌 증시가 유가 및 구리 등 원자재 가격 급락의 '역풍'을 맞았다. 특히 정치ㆍ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친 남미와 아시아 증시의 하락 폭이 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1일(현지시간) 전일 보다 1.71%가 하락한 1만6,942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일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유가(WTI)가 배럴 당 55.64달러를 기록, 18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한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오는 18일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캐논과 혼다모터스 등 지난해 시장평균수익률 이상 올랐던 종목 중심으로 하락했고 일본 최대 정유사인 인펙스와 니폰오일도 급락했다. 도요타에셋매니지먼트의 하루오 오츠카 매니저는 "일본중앙은행이 다음주 금리를 인상할 전망에 따라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몰렸다"고 말했다. 타이완ㆍ홍콩ㆍ말레이시아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남미 증시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급락했다. 모건스탠리 인덱스지수에서 라틴아메리카 주식은 전일 보다 1.9% 떨어진 2,849.87포인트를 기록, 지난 해 12월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멕시코ㆍ브라질 증시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국가 기간 산업 국유화 발표 직후 1.9%가 넘게 떨어졌다. 특히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시장은 차베스의 전력ㆍ통신 국유화 선언까지 겹쳐 19% 폭락, 블룸버그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9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니콜라스아플리게이트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호로시오 바레이라스는 "차베스는 국유화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국유화 하려 들 것"이라며 "우리는 남미지역의 자원 국유화 정책이 지속되는 한 이 지역에 투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약세는 지난해까지 초강세 행진을 이어가던 원자재 가격이 급락, 원자재 생산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라틴 아메리카 등 이머징 마켓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구리, 금 등 상품가격의 하락이 수요 둔화와 경기 위축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태국의 외국인 투자제한 관련 법 시행, 베네수엘라의 기간 산업 국유화선언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배가 시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많이 올랐던 점도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차익실현 욕구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아시아, 남미 등 이머징 마켓의 주요국가에 매도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이유다.
국제유가 하락도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 미국에서도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며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6.89포인트(0.06%) 내린 1만2,416.60포인트로 마감했다.
입력시간 : 2007/01/10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