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달러냐… 약달러냐" 시장은 헷갈려

■ 美 소비자물가 발표 앞두고 관심 집중

황소장 온다 "인플레율 기대치 충족땐 출구전략 가속… 달러화 반등"

베어마켓 지속 "아직 경기회복세 미약 판단… 옐런, 금리상승 용인 안할것"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예상 밖의 약세를 보이는 달러화의 향방에 대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 14일(현지시간)과 15일 각각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지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율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대치를 충족할 경우 출구전략 가속도 전망이 확산되고 미 국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달러도 대세 상승기에 들어설 수 있다며 강세 전환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크게 늘었다. 반면 연준이 미 경기 회복세 지연을 막기 위해 국채 금리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팽팽하다.


◇"달러 황소장 시작된다"=주요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13일 80.118로 전날의 79.890보다 상승했다. 지난 8일 78.906으로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뒤 심리적 지지선인 80선 위로 올라간 것이다. 이 같은 달러화 가치 상승은 지난 8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시사한 데 대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도 지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달러 반등에 고무돼 "달러 가치의 턴어라운드가 지속되며 대세 상승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데일리FX닷컴의 일랴 스피바크 거시 전략가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경제지표가 4월초 전망치보다 개선되면서 연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지속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줄고 있다"며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UBS의 만수르 모히우딘 통화 전략 수석도 "노동시장이 개선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도 빠르게 오른다면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투자가들의 예상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가 올해 안으로 유로화와 엔화 대비 각각 8.0%, 7.0%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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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저금리 통화인 달러를 조달해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달러캐리트레이드 시대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12일자 보고서에서 "4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미 금리와 달러화가 반등할 수 있다"며 "달러 대신 유로로 바꿔 캐리트레이드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바클레이스는 달러 인덱스가 연말까지 5% 정도, 1년 내 7.3%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전쟁에서 드라기보다 옐런이 승자될 것"=하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여전히 회복세가 취약한 미 경제 부양을 위해 '달러 베어 마켓'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실제 이번주 CNBC 조사에 따르면 '달러 강세 전망'과 '달러 약세 예상' 응답률은 각각 43%, 46%로 팽팽하게 맞섰다. 응답자의 11%는 달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 의장도 장기간의 초저금리 지속 등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미 경제가 겨울 혹한의 영향에서 벗어나 올 2·4분기부터 성장 궤도에 들어섰다"면서도 "주택시장 둔화가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고 노동시장도 여전히 만족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파로스트레이딩의 브래드 벡텔 이사는 "연준이 금리 상승이나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만한 조치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러 경제지표가 연준이 나침반(통화정책 방향)을 바꾸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달러캐리트레이드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맥쿼리의 니잠 이드리스 채권 및 통화전략 수석은 "올해 초 3.0% 수준에서 최근 2.6%대로 떨어진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호주 달러화, 터키 리라화, 그리스 자산 등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말했다. 또 시장 변동성도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가들이 당분간 마음 놓고 캐리 트레이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ECB가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더라도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일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BNY멜런의 시몬 데릭 수석 통화 전략가는 "연준과 ECB가 환율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당분간은 옐런이 내놓는 비둘기파 신호가 드라기를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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