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br>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 100년이 넘게 공사 중인 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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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예술이 된 도시…지중해의 태양보다 뜨거운 삶
■여행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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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넘게 공사 중인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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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연안에 자리잡은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천재 건축가인 가우디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가우디의 건축물이 도처에 널려있다. 안토니오 가우디 건축의 특징은 일반적인 건축양식을 초월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고집하는 자유주의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자연주의적 요소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건축물 외에도 아름다운 바다 지중해, 천재 예술가인 피카소와 미로의 작품 등 도시 곳곳의 예술품과 건축물, 경치가 어우러져 관광객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127년째 공사중인 성 가족 성당=시 북동쪽에 위치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은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1882년에 착공됐으며 가우디가 설계하고 직접 건축을 책임진 필생의 역작이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가우디는 신의 존재를 그대로 가져오는 데 성당 건축의 초점을 뒀다. 성당의 윗부분을 보면 127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공사중인 건축물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웅장한 규모에 압도된다. 기부금만으로 공사를 하고 있어 성당 완공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한다. "20~25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게 현지 관계자의 전언이다.
성당 앞뒤 부분은 그리스도의 생애를 묘사한 부조로 장식돼 있다. 성당 앞면은 그리스도 탄생(동쪽), 그리스도 수난과 죽음(서쪽), 그리스도 영광(남쪽) 등 3개 주제로 나뉘어 있다. 현재 완성된 부분은 그리스도의 제자를 의미하는 옥수수 모양으로 솟은 8개의 탑뿐이다. 옥수수 모양의 탑은 그리스도의 제자를 의미하며 지하에는 성당에 관한 기록과 사진을 전시하는 자료실과 가우디의 묘가 있다.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한 부분은 지하 성당, 뒷부분 정면 장식, 맨 왼쪽 탑 등에 불과해 여러 건축가들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 나가는 중이다. 가우디는 '내가 죽은 뒤에 그때 그때 맞춰 설계를 다시 하라'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건축가들은 여러 차례 수정한 끝에 결국 처음 설계를 따랐다고 한다. 1세기 전의 가우디가 얼마나 위대한 건축가인지 짐작할만한 대목이다. 공사가 모두 끝나면 예수를 상징하는 170m의 탑과 그것을 둘러싼 마리아와 제자들을 상징하는 12개의 탑을 볼 수 있게 된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면 거대한 기둥은 고목, 천장은 울창한 숲 등을 표현해 아마존강 밀림지대 같은 대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어렸을 때 몸이 아팠던 가우디가 자연을 보고 자란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우디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늘 "저의 가장 큰 스승은 자연입니다"라고 답했다.
◇신ㆍ구 시가지로 나뉘어진 도심= 카탈루냐 광장은 언제나 인파로 붐비는 바르셀로나 관광의 시발지다. 광장을 중심으로 남쪽은 람블라스 거리 주변에 구시가가 펼쳐지고 북쪽은 그라시아 거리 주변에 신시가지가 있다.
람블라스 거리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남쪽으로 곧게 뻗은 1km 정도의 거리로, 서울로 치면 명동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꽃 가게와 새 시장이 서고 기념품점, 레스토랑, 카페 등이 즐비하다. 거리 곳곳에서는 행위 예술가들이 재미난 이벤트를 선사하고 거리의 화가들이 초상화를 그려준다.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호안 미로가 디자인한 화려한 모자이크 바닥도 눈에 띈다.
1882년 착공한 성가족 성당
20년 더 지나야 윤곽 나와
유태인 처형당한 몬주익 언덕
황영조의 거친 숨소리 들리는 듯
람블라스 거리를 걸어 항구 쪽으로 가다 보면 높은 청동탑 위에 콜럼버스 동상이 우뚝 서있다. 콜럼버스 대항해의 스폰서가 된 이사벨 여왕을 이곳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역사를 기념하는 동상이다. 콜럼버스는 오른쪽 팔을 뻗어 대서양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람블라스 거리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펼쳐지는 지역인 고딕지구는 과거에는 성벽에 둘러싸여 있던 곳이다. 지금도 700년 전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대성당을 비롯해 고딕 양식의 건물이 많다. 골목마다 유서 깊은 상점과 개성 넘치는 갤러리, 카페 등이 늘어서 있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고딕지구의 핵심 왕의 광장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와서 이사벨 여왕을 알현한 곳이기도 하다.
신시가지의 그라시아 거리에는 가우디의 작품 중 채석장을 연상시키는 '카사 밀라'와 지중해를 떠올리게 하는 '카사 바트요'가 있다. 이들 건물은 곡선의 부드러움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고급 맨션인 카사 밀라는 파도가 출렁이는 듯한 외벽의 곡선이 시선을 확 잡아끈다. 건물 안에는 1900년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당시의 가구와 소품들을 전시돼 있으며 건물 옥상에는 다양한 모양의 환기구가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카사 바트요는 울퉁불퉁한 외관에 색유리 파편을 박은 건물로, 바다를 주제로 디자인돼서 물, 등대의 느낌이 주로 난다.
◇바르셀로나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몬주익 언덕= 전망 좋기로 이름난 몬주익 언덕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딴 장소다. 이 곳에 가면 황영조 선수의 모습을 조각한 돌과 발자국 등이 새겨져 있어 우리 국민들은 다시 한번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몬주익은 '유태인의 언덕, 산'을 의미한다. 수많은 유태인들이 처형됐던 이 곳은 땅을 파면 해골이 나올 정도라고 해 '눈물의 언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올림픽 경기장과 몬주익 성이 있다. 지금은 군사 박물관으로 사용중인 몬주익 성에서는 바르셀로나 시가지와 지중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마치 두개의 도시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우디가 14년에 걸쳐 만들었다는 구엘 공원은 입구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가옥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 원래는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이 의뢰해서 가우디가 설계한 주택지였는데 구엘의 죽음으로 완성되지 못하고 나중에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정문에는 가우디가 만년을 보낸 깜찍한 집과 구엘 공원의 상징인 타일과 도자기로 만든 용 분수대가 있다. 그리스 도리스 양식의 기둥이 늘어서 있는 그 곳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민들을 위한 광장이 나온다. 구불구불한 구조의 타일로 만든 벤치가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데 유선형으로 기울어져 있어 앉았을 때 편안하다. 벤치에 앉으면 아름다운 바르셀로나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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