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해의 마지막 날이다.
기대와 실망과 열광과 허탈로 점철된 한해가 저물어간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해였다. 문자시대가 인터넷과 영상시대로 바뀌고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바뀌는 등 초스피드로 변하는 정보화사회를 실감하면서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월드컵축구 '4강신화'를 이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미군탱크에 치여 사망한 미선ㆍ효선 양의 죽음으로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열기가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개발재개선언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외적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면서 1년 내내 선거분위기가 이어졌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주택가격은 폭등하고 가계부채가 500억원을 넘어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들은 더욱 치열한 삶을 살아야 했다.
특히 태풍 '루사'로 농어민들은 100년 만에 최대의 수해피해를 보았으며 3만여 세대 9만명의 이재민이 영화의 혹한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아직도 피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아 난방과 온수시설이 없는 컨테이너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어려운 이웃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情)을 나눠야 한다. 고통은 나눌수록 줄어들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다.
오늘 자정에는 어김없이 종로의 보신각에서는 33회의 타종소리가 울릴 것이다. 33번을 치는 것은 불교의 수호신이라는 제석천이 이끄는 하늘의 삼십삼천에게 국민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일설에서는 동서남북 사방에 각 8계층의 하늘이 있으며 그 하늘을 지휘하는 견선성(見善城)을 포함해 33개의 하늘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비는 것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던 나라의 안녕과 국민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 기쁨과 보람도 많았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를 생각하면 마냥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오늘 밤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타종소리에 우리의 소망을 싣자.
이웃사랑과 나라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다짐도 해보자. 뜻이 간절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새해에는 불안과 불경기와 핵의 위협이 사라지고 온나라에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동해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새해의 태양처럼 활기차고 밝은 한해를 새로?각오로 맞이해야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권기술<국회의원·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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