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계·외국계 할인점 정면 대결

◎까르푸·마크로­“전국 체인망·자체상품직수입 확대”/E마트·킴스클럽­“불만땐 환불·회비 전액면제” 맞대응까르푸·마크로 등 외국계 할인점이 최근 영업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할인점시장을 놓고 한국계·외국계 할인점간 정면대결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의 경우 오는 2000년까지 전국에 20여개 체인점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수도권 신도시를 비롯, 지방도시에 신규점을 착실하게 늘려가고 있다. 네덜란드계 할인점 마크로는 최근 신도시지역의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자 투자를 더욱 확대, 오는 2000년 서울 입성을 선언하고 그때까지 전국에 10여개의 체인점망을 구축하고 있다. 외국계 할인점들은 또 취약한 국내 상품력을 감안, 올 하반기부터 수입상품을 대폭 늘려 한국계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기할 계획을 발표했다.국제적 상품수집망을 최대한 활용, 상품구색을 다양하게 하고 국내 할인점들과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외국계 할인점들의 공세가 심해지면서 한국계 할인점들도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E마트의 경우 최근 타 점포에 비해 비싼 상품이 발견될 경우 고객에게 차액을 보상해주겠다는 최저가보상제 실시를 발표한데 이어 이달초에는 고객이 구입한 불만족상품을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거나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폭탄선언을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고객회원제를 부분 실시하고 있는 킴스클럽은 최근 최저가보상제에 대한 위협을 받자 고객회원우대책의 하나로 가족회원의 회비를 전액 면제하는 등 고객끌어모으기 전략에 골몰하며 경쟁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처럼 할인점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고객들사이에는 순수 국산 할인점들과 외국계 할인점간 우열에 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대해 E마트·킴스클럽 등 한국계 할인점들은 자신들이 외국계 할인점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강변을 펴고 있다. 일차적으로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상품의 품질·가격면에서 우위에 있으면 있지 결코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계 할인점들은 고객층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1차식품 구색면에서 까르푸·마크로 등 외국계 할인점을 월등히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E마트·킴스클럽 모두 가격면에서 최저가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경쟁에서 이겨야겠다는 비장한 감을 보여주기까지하고 있다. 이에대해 외국계 할인점들은 자신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상품력을 강조하며 국내 할인점들이 결코 자신들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거센 할인점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들 외국업체는 활발한 부지 확보를 통해 다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부천 중동, 대전 둔산, 고양 일산 3개점을 개점한 프랑스계 한국까르푸는 내년 분당, 안양, 인천 계산동 등 5∼6개를 오픈하는 등 매년 3∼5개씩 문을 열 계획이다. 한국과 네덜란드가 합작한 한국마크로도 지난해 인천과 일산에 이어 올해 분당과 대전 둔산에 오픈할 예정이며 부산 대구 등을 포함, 오는 2000년까지 10개이상의 점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회원제 할인점인 한국마크로는 무자료 거래 등 한국 유통환경으로 인해 영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지난 3월 연회비를 3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인하하는 등 조기 정착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한국까르푸는 올들어 평균 일 매출 4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기대이상의 영업호조로 한국시장에서 선전, 국내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수십년간의 영업경험을 바탕으로한 선진 유통 노하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계 할인점들은 우선 규모면에서도 국내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다. 점포당 주차대수가 보통 1천대 수준이고 취급하는 품목수도 1만5천여품목, 심지어 한국까르푸는 최고 2만5천여품목에 달한다. 고객들이 계산할때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계산대가 40∼60개씩이나 설치돼 있으며 매장내 매대간 통로도 넓어 쇼핑하기에 쾌적하다. 한국까르푸는 오는 7월부터 동남아 중국 유럽 등지에서 직수입한 「텍스」(의류), 「퍼스트라인」(가전제품), 「까르푸」(생활용품) 등 PB 상품을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마크로도 아직까지는 PB상품이 국내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생산한 「ARO」(식품류), 「오피스센터」(문구류) 등이 대부분이지만 다점포망이 갖춰지는 내년 이후부터는 직수입 PB도 도입할 방침이다. 직수입 PB상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20∼30%, 최고 50%까지 낮출 수 있어 본격 도입될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갈수록 국내외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이강봉·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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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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