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개전 2주를 넘긴 3일 화학무기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바그다드 주변 이른바 `레드 라인`(Red line)에 미 지상군이 진입하면서 바그다드 대회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날 미 지상군은 바그다드 남부의 이라크 방어선에 대한 대규모 전투를 재개, 바그다드 남쪽 30km까지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연합군은 하루 전폭기 출격 횟수가 2000회를 넘을 정도로 맹폭을 가하며 바그다드 외곽의 공화국 수비대를 공중에서 집중 타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라크군도 바그다드 남쪽 전선에 병력을 증강 배치해 정면 대결을 준비하는 등 양측의 바그다드 대회전이 임박했다.
◇바그다드 공세 초읽기=미 중부군 사령부는 이날 바그다드로 향하는 관문인 이라크 중부의 카르발라와 쿠트 지역 전투에서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인 메디나와 바그다드 2개 사단을 궤멸시키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의 주요 교량 2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바그다드 북부 네부차드네자르 사단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등 바그다드를 남쪽과 북쪽에서 협공하고 있다. 한 미군 관계자는 “수일간 정체했던 미 지상군 진격이 빠르게 재개되면서 바그다드의 스카이 라인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반면 이라크군은 연합군의 공화국 수비대 격퇴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부인했고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국영TV의 뉴스 앵커를 통해 제 11사단과 집권 바트당원들이 나시리야와 이라크 남부도시에서 연합군을 격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드다드 대회전 시나리오=미군이 바그다드 반경 50km 이내, 이른바 레드 라인 내로 진입함에 따라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바그다드 대결전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먼저 곧바로 시내로 쳐들어가 바그다드 장악에 나서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탱크와 대포 공격을 가하며 시가전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민간인 희생이 클 수 밖에 없고 대규모의 미군 사상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진격을 멈추고 외곽에서 바그다드를 포위, 압박하는 전략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라크군이 물리적, 심리적으로 지칠때까지 몇주, 몇 달을 기다려야할지 모르지만 무리한 바그다드 시가전보다는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처럼 포위망을 형성한 채 시내에 특수부대를 투입, 후세인 지지세력을 적발해 제거하는 단계적 압박이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