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설업계도 변해야 할때

요즘 건설업체 임원들을 만날 때 마다 듣는 말이 있다. `최근처럼 사업을 하기 어려운 때도 없다``후 분양제 도입, 일용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등이 시행되면 살아남을 건설업체는 없을 것이다` 등등.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건설업계가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태에 놓였다는 느낌이 든다. 이라크 긴장 고조 등으로 경제전반에 걸쳐 호재보단 악재가 더 많은 게 현실이고 건설업의 경우 여러가지 고충에 시달리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장사를 잘 했다고 하나 이를 뒤집어 놓고 보면 별다른 성과물도 없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도 건설업계의 불만은 단순한 푸념에 불과하다. 현 상황에 대해 불평만 늘어 놀 뿐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를 얘기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없다. 후 분양제는 시행돼서는 안된다는 등의 주장에는 현실안주의 사고방식이 숨어있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사회가 변화면서 모든 업종도 변했다. 그러나 유독 변하지 않은 것 중 하나가 건설업이다. 건설업은 예나 지금이나 소비자 쌈짓돈에 의존하고 있다. 상품을 개발하기 보단 좋은 땅을 싸게 매입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건설 시스템 역시 과거나 현재나 전혀 달라진 게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수주 물량이 급감하고 시행ㆍ시공ㆍ금융이 분리되는 한편 후 분양제도가 도입되는 등 자칫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한 대형건설업체 부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하면서 “시공ㆍ시행 등 한 가지 분야를 택해야 한다, 몸집을 줄여 결제단계를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의 조언을 하며 회사를 떠났다. 이 같은 고언은 건설업 종사자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건설업계가 살기 위해선 현재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 보다는 앞으로 먹고 살 사업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새로운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지 등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 호황을 누리고 침체되면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천수답식 경영은 이제 그만 둬야 한다. <이종배기자(건설부동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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