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정장관 취임 첫날 행보 읽으면 정책이 보인다

강만수- 납세자의 날 행사 참여 감세정책 공식 선언<br>윤증현- 새벽 인력시장 방문해 일자리 만들기 주력<br>박재완- 중소기업 백화점 들러 내수 활성화 메시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양천구 목동 중소기업 제품 유통센터인 '행복한 세상 백화점'을 방문, 넥타이를 착용해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이명박 정부의 전ㆍ현 경제팀 수장인 강만수ㆍ윤증현ㆍ박재완 장관의 취임 첫날 공통점은? 바로 현장방문이다. 그리고 그 현장이 어디인가를 보면 경제와 정책이 보인다. 장관이 방문하는 현장 그 자체가 정책 메시지이고 화두이기 때문. 바로 '취임 첫날의 현장경제학'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서울 목동의 '행복한 세상 백화점'을 택했다. 역대 장관들이 보통 '분위기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도 서민 분위기의 재래시장을 주로 찾았던 것을 감안하면 박 장관의 백화점 방문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날 박 장관의 백화점 방문은 두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행복한 세상 백화점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지난 1999년 문을 연 백화점.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이 화두로 떠오른 이때 중소기업 판로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더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내수진작과 경기활성화. 취임 일성으로 "명과 실이 부합하지 않는다. 지표보다 서민체감 경제에 더 중점을 두자"고 밝힌 박 장관으로서는 경기진작ㆍ내수활성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택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판로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 확대 등 다각적 지원을 강구하겠다"며 중소기업 정책과 내수진작책을 함께 꾀할 것임을 밝혔다. 역대 재정부 장관의 첫 현장방문을 살펴보면 경제정책의 방점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초대 재정부 장관이었던 강만수 장관의 취임 첫 공식 외부현장은 2008년 3월3일 납세자의 날 행사였다. 하루 앞서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와 재래시장을 방문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총리 행사를 수행하는 형식이었다. 강 전 장관은 당시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며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을 공식 선언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따른 감세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는 것을 현장을 통해 보여줬다. 윤증현 전 장관은 2009년 2월11일 성남의 새벽 인력시장 방문으로 첫 현장방문의 테이프를 끊었다. 제2의 외환위기에 버금갈 것이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취임한 만큼 스스로에게는 물론 부처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대책으로 윤 장관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25만개 희망근로 일자리를 내놨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답을 취임 첫날 현장에서 몸으로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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