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9일] '신한사태' 경영진 공백 최소화해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융실명제 위반으로 중징계 방침을 통보 받음에 따라 신한금융지주의 경영진 공백사태가 우려된다. 신상훈 사장이 9월14일 이사회에서 직무정지 결정을 받은데다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재일교포 주주의 기탁금 수수 및 처리 문제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여기에 라 회장까지 중징계를 받게 되면 신한금융지주의 경영진 3명 모두 손발이 묶이는 결과가 된다.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함으로써 촉발된 '신한사태'는 자칫 경영진 3명의 동반퇴진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내부 비리혐의에 대한 '검찰 고소'의 후유증이 엄청나게 커진 셈이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선도은행으로서 분란을 일으켜 정부로부터 '괘씸죄'를 산 측면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라 회장이 노무현 정부 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전달한 50억원의 차명계좌에 직간접으로 개입한 혐의를 소명하겠다고 밝혀 정확한 사실은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감독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최고경영자 역할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어떤 형태로든 도덕적 책임 등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1982년 창립 이후 성공을 거듭해온 신한은행으로서는 최대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이번 사태로 신한은행과 주주 그리고 고객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태를 가능한 한 빨리 수습해 경영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사태발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비슷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분구조상 재일교포와 외국계 은행이 대주주라는 점에서 자칫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관치금융도 막아야 하지만 은행 경영이 일부 세력에 좌지우지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적 기구는 이사회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신한금융의 경영진 공백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수습될 수 있도록 대응책 강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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