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8일]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


1979년 3월28일 새벽4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에서 경보가 울렸다. 가동 4개월째인 2호기의 냉각수 급수 펌프 파손 때문이다. 냉각수가 식혀주지 못한 원자로 온도가 2,200℃까지 치솟으며 노심 내 연료봉이 녹아버렸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한 주당국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다행스럽게도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발전소 근무자 200여명이 병원 진단을 받은 정도다. 방사능 물질이 격납건물 안에 갇혀 환경 피해가 전무하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지만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설계 결함이 원인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비슷한 원자로도 많았기 때문이다. 피해도 컸다. 원전 건설 비용만 20억달러. 해체에도 10억달러가 들어갔다. 사고 진위 공방전도 일어났다. 환경단체들은 발표와 달리 가축 피해가 발생했고 암 발생률도 높아졌다며 반발했다. 논란은 요즘도 계속되고 있다. 분명한 점은 이 사고로 미국의 신규 원전 건설이 25년간 중단됐다는 사실이다. 석유 가격도 뛰었다. 마침 이란 혁명으로 중동산 석유공급이 줄어들던 시점에서 원전의 추가 건설마저 물건너가자 세계는 2차 석유위기에 빠졌다.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뜻하지 않은 소득을 챙겼다. 일감을 잃은 미국 원전회사들이 한국을 잡기 위해 ‘무한정 기술제공’이라는 당근을 제시한 것. 한국이 원전 설계에서 시공ㆍ감리까지 기술을 습득한 것도 스리마일 섬 사고의 반사이익 덕분이다. 스리마일 섬 사고 28주년. 역사는 다시 바뀌고 있다. 고유가와 자원고갈에 대한 해법으로 미국이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중국은 대규모 원전계획을 추진 중이다. 거대한 시장에서 한국의 몫은 얼마나 될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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