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이 확장공간에서 만나 서로 소통하고 의료ㆍ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감각ㆍ감성을 전달하는 아바타가 개발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프론티어사업 중 '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을 맡고 있는 유범재(사진) 연구단장(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오감 TV와 같은 시스템이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단장에 따르면 인체감응솔루션은 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 당장 갈 수 없는 원격공간을 마치 하나의 현실공간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가치공간을 인체감응 확장공간이라 부른다고 유 단장은 덧붙였다.
연구단이 목표로 삼고 있는 미래기술에 대해 유 단장은 "사람과 기계가 마치 실제와 같은 감각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 개발"이라며 "가상공간 속 아바타에게 사용자의 감각을 연결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교육이나 회의 등을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종적으로는 인간과 로봇이 감각 전달에서 나아가 생체신호를 이용해 감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게 지원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단장은 인체감응 확장공간이 실현되면 우리 일상생활이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봤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나의 분신이 나를 대신해 일을 하거나 인간과 로봇이 서로 소통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미래에는 페이스북 혹은 카카오톡을 하면서 그 친구가 바로 내 옆에 있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떨어져 있어도 모여서 숙제를 할 수 있는 시대,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릴 것입니다."
연구 성과에 대해 유 단장은 "국제특허를 포함해 총 93건의 특허가 출원되는 등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분야의 우리나라 연구개발(R&D) 경쟁력이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4위권이라고 평가한 유 단장은 "다만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고 경계한 뒤 "미래 로봇 시장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활용되는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글로벌 로봇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