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로 대거 해외지점을 철수했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다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0일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미주개발은행(IDB)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브라질 상파울루에 주재원을 보내 현지법인 설립을 모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현지법인 설립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우리나라의 IDB 가입으로 국내기업의 중남미 진출이 대폭 늘고 있다”며 “현재 브라질 등 중남미에는 삼성ㆍLG전자ㆍ효성 등 50여개 기업이 영업과 투자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이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유 총재는 또 “헝가리 대우은행을 거점으로 기아차 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동유럽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며 “러시아ㆍ우즈베키스탄ㆍ카자흐스탄 중 한곳에도 지점이나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조흥은행도 중남미 진출을 검토 중이다.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10일 오키나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파나마에 지점을 두고 있었으나 외환위기 직후 철수해 중남미 거점이 사라졌다”며 “한·칠레 FTA 체결을 계기로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여건이 되는 대로 칠레에 지점 혹은 현지법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IDB 가입을 계기로 중남미에 대한 금융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10일 “멕시코 국영회사와 5억달러 규모의 대출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미국 수출입은행(US-EXIM)등 다른 나라 수출신용기관과도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남미 현지 사무소의 지원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돕기 위한 정보제공과 현지 상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