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적발표 후폭풍… 시총 상위기업 지각변동

IT·車업종 약진… 기아車, 포스코 제치고 3위 올라<br>LG화학 6위서 9위로… 신한지주 두계단 하락 10위


대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시가총액 순위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실적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차가 상위권 굳히기에 나선 반면 화학ㆍ철강업체들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4% 오른 1,981.99포인트에 장을 마쳐 7거래일 만에 1,980선을 회복했다. 이날 반등을 주도한 종목은 단연 실적 모멘텀으로 무장한 전차군단(전기전자ㆍ자동차)이었다. 지난 27일 시총 200조원 돌파에 성공한 삼성전자(1.16%)가 장중 140만원선을 터치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고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도 2~3%대 강세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데다 유럽연합이 회원국의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낮추도록 하는 목표시한을 1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적주 위주로 투자심리가 크게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각각 9.01%, 15.24% 오르며 시총 1, 2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반면 포스코와 LG화학 등 부진한 1ㆍ4분기 성적표를 제출한 철강ㆍ화학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아차와 시총 3위 다툼을 벌이던 포스코는 이날 0.79% 하락하면서 결국 4위로 밀려났다. 현대차에 2인자 자리를 내준 지 꼭 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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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주들도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업황 부진과 정부 규제로 정유와 화학업체들은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LG화학이 9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어닝쇼크 여파로 슬금슬금 연일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LG화학은 한 달 만에 주가가 23.11% 하락하며 시총 5조6,000억원이 증발했다.

금융주는 업종별로 흐름이 엇갈렸다. 시총 10위권 내 유일한 은행주인 신한금융지주는 두 계단 하락한 10위로 내려앉은 반면 삼성생명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정책으로 약세장에서 선방한 덕분에 시총 10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3월 말에 비해 삼성생명이 1%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주와 화학주의 주가 약세에 수혜를 입은 측면이 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IT주와 자동차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신흥국의 내수 시장확대에 따른 수혜가 이어지고 있는 소비재주가 유일한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중국의 고성장이 제한된 상태에서 정책 포커스가 산업재에서 소비재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산업재ㆍ소재 업종의 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IT기기와 자동차 등 소비재 업황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과거에는 후발업체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인정받았지만 이제 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기술력이 아닌 브랜드파워에서 나온다"며 "브랜드력을 가진 수출 기업들이 아시아 내수시장 성장을 기반으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에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LG화학ㆍ포스코 등의 산업재 기업들은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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